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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Apr 03. 2019

#24. 여행 vs 삶의 공간, 제주시내 다시 보기

2018년 11월 14일. 온더레코드 weekly

 제주 시내를 찬찬히 둘러본 적 있나요? 저는 보통 제주도에 도착한 첫 날이나 마지막 날 공항 근처 숙소에 묵으며 식사를 위해 시내에 잠시 들린 것 이외엔 모두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보냈습니다. 그래서 제주 시내를 구석구석 다녔던 이번 러닝트립이 특별했습니다. 여행지보다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제주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러닝트립의 첫 날, 동네사람들의 목소리로 동네를 기록하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 왓집과 예전의 간판을 그대로 달고 서점이 된 미래책방, 제주에서 살아보는 여행을 담은 잡지, iiin 의 제주 인스토어를 다녀왔습니다. 세 매니저의 세가지 시선으로 공간을 소개합니다. 매니저들의 캐릭터를 따라가보세요!

온더레코드에서
황혜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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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동네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록과 책이 있고, 제주도를 더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제주의 청년들이 함께 작업 할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된 곳. 바로 왓집입니다. 혹시 왓집의 칠성동 시절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카페와 제주에서 나온 예쁜 굿즈가 모인 샵이 같이 있던 곳이었죠. 최근 삼도동으로 이사를 가면서 아카이브 라이브러리 & 코워킹 스페이스로 모습을 바꾸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이전과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제주 곳곳의 동네를 자세히 살펴보고 기록하는 일입니다. 

"온더레코드와 왓집의 공통점은 바로 ‘아카이브’입니다. 지난 4년간 아카이브 해온 수많은 자료들을 어떻게 잘 보여 줄지, 지금도 업데이트 되고 있는 새로운 교육 실험들을 어떻게 모을지 매일 고민합니다. 아카이브하는 대상은 다르지만 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곳을 엿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직접 모든 동네를 기록할 수는 없더라구요.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방문하시는 분들이 가진 동네에 대해 가진 기억을 모으려고 해요.” - 왓집 매니저

가벼운 마음으로 건네 받은 설문지는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동네를 자세히 생각해보게 하는 질문들이 양면 빼곡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같은 동네라도 각자의 다른 스토리를 써 내려 갈 수 있는 질문들이라 읽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휴양지로 오는 제주보다 삶의 터전으로서의 제주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요에 따라 급격하게 변하는 모습을 붙잡아 기록하는 곳.제주도에 도착한다면 가장 먼저 들러보세요. 가고 싶은 동네가 있다면 앞서 남긴 설문지도 살펴보고, 매니저분들과 이야기도 나눠보세요. 아는만큼 보일테니까요." 

"제주도는 다른 여행지보다 제주를 담은 콘텐츠가 많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그 분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제주의 지역별 명소, 맛집 부터 제주의 시장 그리고 표지석(!)까지아주 다양한 주제로 ‘제주’를 소개한다는 것이에요. ‘새로운 배움'을 소개하는 콘텐츠는 어떤 묶음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요? 온더레코드에는 page1부터 8까지 각각 다른 주제로 큐레이션 했는데요. C Program이 지난 3년간 함께한 실험들을 기준으로 서가가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새로운 배움에 또다른 기준, 분류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새로운 배움을 다룬 콘텐츠가 취향으로 소비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최근 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하나의 질문이 더해졌고 아직 뾰족한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은 온더레코드로 오세요. 배움이 처음인 사람처럼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고, 조금은 막 떠드는 시간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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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길 : 제주 제주시 중앙로 12길 34 (미듬 밀레니엄 아파트 1층에 있어요. 네비로 찾아가신다면, 이 아파트를 입력하세요) 

- 여는 시간 : 매주 화요일 12시부터 6시까지 왓집 활짝일에 방문하세요. 

- 유용한 tip : 제주를 둘러보기 전 가장 첫 일정으로 잡아보세요. 내가 보고 싶은 동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거나, 제주도에 관련한 책들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매니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도 좋아요. 


왓집 더 알아보기


"이번에 관심을 갖고 둘러 본 곳들은 거의 대부분 이전에 같은 자리에 있던 곳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언제 무엇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새롭게 바뀌는 서울 한복판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정취가 느껴졌어요. 미래책방에 오는 사람도, 이전에 수화식당을 찾았던 사람들도 이 곳을 지나거나 들릴 때면 비슷하고도 조금 다른, 다르면서 비슷한 기억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출근하는 온더레코드도 대학로의 빨간벽돌 건물, 옛 샘터 사옥..과 같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 처럼요.

그리고 미래책방에는 호기심 많고 자유분방한 고양이(왼편)와 오가는 사람 모두에게 찾아와 인사하는 고양이(오른편)가 있습니다. 왼편 냥이는 들락날락하며 주변의 동태를 살피기 바쁘고, 오른편 냥이는 '넌 어디서 왔냥? 잘 보고있냥?' 하며 손님들을 챙기는 것만 같았습니다. 역시 공간에는 같은 듯 다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두 마리의 공간 지킴이들을 보면서 러닝랩 매니저 두 분을 떠올린 건 저 뿐이겠죠?" 

"저는 요즘 깊이 있는 주제를 따분하지 않게, 위트 있게 표현하는 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가 주로 다루는 ‘교육'이라는 주제에 무게를 실으면 한 없이 무겁고, 어렵고 조심스러워질 수 있는데,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자주 다가가기 위해서는 가볍고, 재미있게 의미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교육을 다룬 콘텐츠는 재미 없다는 오해를 지우고 싶은 맘이랄까. 제주 해녀를 SEASTERS로 표현한 일러스트 시리즈를 보면서 ‘이거다!’ 싶었던 이유도 비슷한데요.

 지난 여름 제주도 해녀&해남이 운영하는 숙소에 머물며, 제주 해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는 ‘해녀 공동체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이 작업을 보는 순간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을 지켜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시선이 가고 계속 보고 싶은 작업이 제주 해녀를 알리는 데에 효과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콘텐츠도 첫 인상이 중요한 것이죠. 첫 인상을 드러내는 방법은 훅하는 타이틀 문장, 비주얼, 사진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한 번 더 들여다 보게 만드는 똑똑한 전략이 필요하겠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유쾌함 속에 뾰족함을 담는 것도 놓치지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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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길 : 제주 제주시 관덕로4길 3 (제주 관덕정과 가깝습니다) 

- 여는 시간 : 12시부터 8시까지. 목요일 휴무. (가끔 수요일도 쉽니다. 인스타그램으로 휴무일을 먼저 확인하세요)

- 유용한 tip : 왓집과 도보로 5분 거리의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한적한 곳으로 떠나기 전에 가벼운 책 한 권 사는 건 어때요? 언제든 펼쳐볼 수 있도록요.


미래책방 더 알아보기


 매 호마다, 장마다 멋진 사진과 일러스트로 제주를 담아내는 계간지, 리얼 제주 매거진 iiin입니다. 이번 가을호까지 벌써 19번의 계절을 보낸 iiin은 I'm in island now의 줄임말로 제주땅에 발 붙이고 사는 콘텐츠 그룹 재주상회가 만듭니다. '살아보는 여행'을 컨셉으로 계절마다 다른 제주도의 세세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제주의 청년 창작자와 여행자들이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 제주 인스토어에 다녀왔습니다. 

"온더레코드를 준비하면서 영감을 주는 책, 눈에 들어오는 한 줄, 생각지 못했던 대화가 일어나는 공간이라면 자동적으로 어떤 액션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앉는 곳마다, 공간 곳곳에 쓸 수 있는 작은 도구들을 구비해두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오시는 분들의 기록이 뜸해지는 것을 보면서 고민하던 차에 매력적인 툴을 발견! 제주도 잡지 <iiin>과 올리브영이 콜라보 한 곳에서 이런 저런 장치들을 보면서 공간을 어떻게 리뉴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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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길 : 제주 제주시 탑동로 15-1 올리브영 제주탑동점 (올리브영 1층 공간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들어가세요)

- 여는 시간 : 매일 11시부터 22시 30분까지. (올리브영 탑동점 영업시간입니다. 이벤트가 열리는 시간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 유용한 tip : 미처 챙기지 못했던 물건이 있다면 올리브영에서, 제주를 떠나기 전에 기념품을 찾고 있다면 바로 옆 인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어요.


iiin 더 알아보기



공간을 다 둘러본 후, 술 한잔에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싶다면, 미친부엌

 러닝트립 첫 날 마지막 장소였던 제주 인스토어 바로 옆집, <미친부엌>입니다.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평일에도 기다려야 했어요. 하지만 입구에 대기 번호를 찍어두면 웹으로 내 차례를 알려주는 시스템 덕분에 제주 인스토어를 더 넉넉히 둘러볼 수 있었어요. 하루를 마치고 생맥주 한 잔에 잘 어울리는 맛있는 퓨전 일식이 먹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찾아가는 길 : 제주 제주시 탑동로 15

지난 시리즈를 읽어보세요.
[러닝트립 1편] 세 매니저가 제주로 떠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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