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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Jun 05. 2019

나쁜 뉴스의 나라에서
안녕하신가요?

책첵토크 시즌2 #08. 구산중학교 주민정 선생님과 함께(1)

책첵토크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 또는 자료를 보고 대화하는 자리로 해당 주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호스트와 함께합니다. 책첵토크 시즌 2 여덟 번째 시간은 구산중학교 주민정 선생님과 함께 책 <나쁜 뉴스의 나라>를 읽습니다. 교실 안에서 오래 뉴스 리터러시를 가르쳐 온 노하우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바라보는 교육자의 시선에 대해 듣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고민하는 다양한 접점이 만나는 대화의 기록입니다. 

*대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호스트를 제외한 모든 책첵토커의 발언 앞에 화자의 직업 또는 대표 키워드를 붙입니다.



주민정 선생님 (이하 주) : 21년 차 도덕 교사이자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한 지도 21년 차가 되었습니다. 훗날 삶을 살면서 어렵고 힘들 때 도덕 시간에 배운 기억으로 양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수업하고 있어요. 이런 제 소개처럼 오늘 만난 우리도 네임 텐트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4가지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오늘 책첵토크에 참여한 목적과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뉴스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나요?

국민이라면 뉴스를 꼭 봐야 할까요?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꼭 필요할까요?

오늘 책첵토크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오늘 책첵토크에 참여한 목적과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 : 뉴스도 우리의 삶에 대해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온더레코드의 매력은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라, 오늘 모인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각자 기대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뉴스를 3일간 안 보면 큰일 나고
3년간 안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언론전공 책첵토커 : 저는 교육자도 아니고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언론을 공부했던 학생이고 지금은 전공과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공부하면서 크게 실망하고 한계를 느낀 뒤론 오랫동안 뉴스를 보지 않았어요. 우연히 책첵토크 브런치 글을 보고 아직 '미디어 리터러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라는 키워드로 끈을 잡고 있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 답을 찾고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을 고민하는 분들이 어떤 사람들 일지 궁금해서 왔어요. 


주 : 언론의 어떤 점이 실망스러우셨나요? 


언론전공 책첵토커 : 저널리즘을 배우고 싶어서 다시 학교를 가던 시기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던 때였습니다. 언론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나온 개선점들이 수많은 한계에 부딪히면서 4년 정도는 반영되기 어렵겠더라고요. 당시 생태계 자체가 자정작용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립할 수 있는 자본이 없으면 지속하기 어렵거나 정치 문제와 결부해 좋은 콘텐츠가 나오기 어렵고 나오더라도 유통할 수 없었어요. 스스로 해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어떤 뉴스든 계속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질려버렸죠. 그러면서 뉴스를 소비하지 않게 되었어요. 3년 동안 안 보니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건강한 상태는 아니라는 자각이 들더군요. 가정이 생기고 자녀계획을 세우면서 내 활동영역을 벗어나 세상을 보는 유일한 채널이 미디어와 언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리는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고민입니다.  


책 <나쁜 뉴스의 나라> 저자 조윤호 님(이하 조) : 그 시기에 활동했던 기자로서 죄스럽습니다. 그 당시 언론환경이 안 좋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저 또한 세월호 기사를 쓰면서 직업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느꼈었고요. 당시 같은 문제의식으로 책을 썼지만 해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는 분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흡수할 수 있는 청소년 때부터 이 문제에 대해 바로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는 게 필요하죠. 



뉴 미디어학교 책첵토커 : 뉴미디어 예술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면서 17세에서 21세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입니다. 보통 디지털 도구를 쓰는 것을 문제행동이라고 하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은 디지털 도구로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일상입니다. 그래서 '엄마 나 노는 거 아니야'라는 공모전을 열기도 해요. 그래서 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권 책첵토커 :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권문제도 소통을 위해선 미디어를 꼭 통해야 합니다. 새로운 문예교육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청소년들과 이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콘텐츠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결국 미디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한데 올바른 방법은 무엇인지 교실에서는 어떻게 수업으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언론전공 책첵토커 :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것에 둘러싸인 청소년들이 정말로 뉴스와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이 있을까요? 


청소년 커뮤니티 책첵토커 : 7년 동안 청소년들을 만나왔지만 뉴스를 소재로 한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TV에 나오는 뉴스는 관심이 없더라고요. 뉴스 자체보다는 정치적 사건들이 있을 때 풍자가 돌고, 그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면 검색을 해보는 패턴이에요. 그래도 검색 결과로 나오는 지식 인, 블로그, 논문, 뉴스 중에서도 뉴스를 가장 먼저 본다고 해요. 미디어를 선택 해서 소비하는 게 아니라 미디어 속에 있으면서 뭐든 잡게 되는 상황이라 관심이 0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사 책첵토커 : 우리 학교는 자유 학년제를 하고 있는데 1개 반을 20명을 기준으로 하면, 미디어 주제를 선택하는 친구들은 25-30명 또는 2개 반으로 나누어 편성할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미디어에 관심이 있거나 언론인을 꿈으로 하는 학생들도 많고요.  


주 :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하면 정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교사로서 항상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권 책첵토커 : 뉴스도 결국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법도 정치도 인권도 사회의 변화에 맞물려 변화하고요. 학교도 시대의 변화의 흐름에 따라서 변화한다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일상과 접목되는 점을 편안하게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시선이 교실에서의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어렵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그런 이야기에 학생들은 한쪽에 편중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교사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경우도 많고요. 


주 : 삶과 앎이 연결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편하게 생각을 전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우리는 어떻게 뉴스를 보고 있는지 진단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세대에 따라서도 다를 것 같고요. 



여러분은 뉴스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나요?


언론 교육 책첵토커 : 저는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뉴스를 많이 접하는데, 제게 맞춰서 추천해주는 기사들을 보다 보니 편향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조 : 기자 생활을 할 때는 뉴스를 24시간 봤어요. 아침신문 솎아보기를 써야 할 땐 새벽 4시에 일어나 신문 10개 정도를 다 읽은 뒤에 한 장만으로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도록 추립니다. 사실 신문을 정리한다는 게 사건의 맥락을 모르면 어려운 일입니다. 기자생활을 떠나서 다시 보니 기사들이 너무 불친절하더군요. 매일 이슈를 듣고 보는 기자는 지식의 저주에 걸리기 쉽습니다. 자신이 알면 모두가 다 안다고 생각해 전제를 하고 글을 쓰게 됩니다. 예를 들어, MBC 파업을 했다고 하면, 파업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기사를 읽을 수가 없죠. 실제로 그런 경우들이 많습니다. 저는 요즘 신문 대신 SNS나 포털로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것도 귀찮으면 라디오를 통해서 듣기도 하고요. 뉴스만 집중해서 보는 시간이 적어졌어요. 보통 다른 걸 하면서 동시에 소비하죠. 


미디어센터 책첵토커 : 저도 포털에서 많이 보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20년 동안 집에서는 하나의 신문만 구독하고 있어서 그게 다인 줄 알았어요. 불분명한 정치환경에서 한 가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굉장히 편향된 생각을 가지고 살았죠. 자라서 콘텐츠를 전공하며 공부하다 보니까 한쪽이 옳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그릇된 거고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편협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나서는 뉴스를 멀리하게 되었어요. 과연 올바른 방향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신문만 접했던 아버지께서도 지금은 정답은 없다고, 양쪽을 다 들어보지 않고 정답을 내리려고 하지 말아라고 하세요. 생각을 알고 이해하는 것으로 중심을 잡으라는 조언을 해주셨죠. 


주 :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방향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 방향을 알려주면 어떨까요?


시리즈의 다음 글 <뉴스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에서 교실에서의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대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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