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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May 25. 2019

미디어 리터러시를 둘러싼
모든 문제를 이야기해봅시다

책첵토크 시즌2 #09. 온더레코드 문숙희 매니저와 함께(2)

 책첵토크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 또는 자료를 보고 대화하는 자리로 해당 주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호스트와 함께합니다. 책첵토크 시즌 2 일곱 번째 시간은 온더레코드 문숙희 매니저와 함께 브런치 연재 글 <지금 우리가 주목하는 배움 - 미디어 리터러시>를 읽었습니다. 지난 3-4월에 걸쳐 현재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살펴보고, 뉴스 리터러시, 유튜브 리터러시, 메신저 리터러시에 주목하여 글을 연재했습니다. 온더레코드가 주목하는 배움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궁금한 교육자들과의 대화를 공유합니다. 앞선 대화가 궁금하다면 글 <미디어 리터러시에 불을 켜라>를 먼저 읽어보세요. 

*대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호스트를 제외한 모든 책첵토커의 발언 앞에 화자의 직업 또는 대표 키워드를 붙입니다.


자 , 이제 다시 대화를 이어가 볼까요?


여러분은 어떤 질문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시작하고 싶나요? 


대학생 책첵토커 : '어떤 미디어에 속아본 적이 있나요?'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 번은 친동생이 대박사건이라며 '오렌지팩토리 OO본사가 90% 세일가로 옷을 판다'는 소식을 전하더라고요. 저는 좀 수상했어요. 그 날 벽에 똑같은 형식으로 같은 회사의 ㅁㅁ본사가 행사를 한다는 전단지를 발견했거든요. 그러면서 '전단지에 빨갛고 굵은 글씨가 많으면 무조건 의심하라'라고 전했어요. 그 언어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누가 보라고 썼는지 말이죠. 


문숙희 매니저(이하 문) : 옛날에는 네이버에서 맛집을 찾을 때 '오빠랑'을 검색해야 진짜 맛집이 나온다는 비법이 있었는데 그 후로부터는 모든 블로거들이 '오빠랑'을 붙이기 시작해서 지금은 검색 결과에 '오빠랑'이라는 단어를 제외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쫓고 쫓기고 있어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선생님 책첵토커 : 교실 안에서도 수준이 천차만별입니다. 교육을 제대로 시작하려면 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꾸 접근을 해야 안목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면서 자연스럽게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것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엔 없었던 아이들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단계별로 해주면 간단한 미디어에서 복잡한 미디어까지 자기만의 수준과 안목이 생기지 않을까요? 


문 : 지금은 저절로 접근할 기회가 훨씬 많지 않나요? 


선생님 책첵토커 : 너무 많으니까 깊이 있게 보기 보단 스쳐 지나가듯 보면서 단순해지는 것 같아요. 메시지를 발견하는 데에서 성장이 보이거든요. 이걸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가장 노력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 수준의 미디어를 찾는 거예요.  선생님은 40대고 아이들은 10대라 학교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이기도 하고요. 


커뮤니티 책첵토커 : 제가 가진 합리적 의심은 우리나라의 미디어 리터러시와 교육이 잘 갖춰진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미디어로 발전시킬 수도 있고, 몰랐던 커뮤니티와 연결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를 많이 소비하는 모바일을 마땅히 할 게 없을 때 회피성으로 쓰는 것 같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미디어를 아무리 많이 접하는 건 효과적일까요? 교육의 관점에서 아이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잘 되지 않을까요? 


미디어 교육자 책첵토커 : 나라마다 문화와 교육은 분명 다릅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교과서를 가지고 진도를 나가기도 급합니다. 의지가 있는 선생님조차 어려워하세요. 이와 달리 핀란드와 캐나다는 선생님이 이끌어야 하는 성취기준이 있고 가르칠만한 교재와 자료를 직접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미디어를 활용하고, 수업에서도 비판적 사고가 많이 쓰이죠. 프랑스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잘되는 사례로 알려져 있고, 교육부 산하에 미디어 리터러시 단체 '끌 레미'도 두고 있죠. 하지만 프랑스에서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미디어 리터러시'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다고 해요. 

 현장에 계신 분들은 더 잘 아시겠지만, 과목별로 선생님이 나옵니다. 하지만 미디어나 교양 차원에서 삶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공부하고 오시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진도만을 빼다 보면 신경 쓰기 어렵고 답도 주기 어려워요. 그런 점에서 두 번째 글 <유튜브 리터러시는 달라 달라>에 등장하는 거꾸로 캠퍼스 그룹은 많이 다른 사례라는 생각도 들고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아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보다는 정보 활용 교육을 편해하시기도 하고요. 미국 같은 경우는 디지털 시티즌십 에듀케이션으로 시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관점으로 확장해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교육과정안에서 풀어내는 방법을 고민하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며 '팩트체크 잇' 부분을 펴서 보여주셨어요.


선생님 책첵토커 :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재밌다는 프로그램들도 보지만 그것 만으로 짜집기를 해서 수업하기엔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실제로 만나는 아이들은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친구들입니다. 그래서 늘 재료를 어떻게 끌어올지 고민이 됩니다. 예전엔 동영상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했지만 지금은 각자 보는 것이 다르니 공감대를 삼기가 어려워졌어요. 결국 격차는 개개인으로 벌어질 것 같습니다. 


문 : 거꾸로캠퍼스 친구들도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각자 다른 것을 보더라고요. Z세대의 놀이 성향을 보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보고 메신저로 연락하면서 노는 거라고 해요. 그런데 과연 이게 문제일까요? 취향 중심의 또 다른 공동체가 생기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관계 맺는 방식이 달라질 것 같아요. 오히려 어른들이 아이들의 미디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리터러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대로 쓰고 있지만 한번 더 질문해보렴'같이 생각하는 근육을 길러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은 우리가 함께 더 고민해볼 부분이고요. 


선생님 책첵토커 : 미디어 리터러시의 과정이 접근, 분석, 재창조, 공론화 등으로 여러 단계가 있는데 그 마지막인 공론화까지 가는 과정이 모두 분절되어있어요 끝까지 끌어주는 교육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문 : 의견을 냈을 때 사람들의 반응과 영향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두려울 수 있고 이를 이유로 공론화까지 가는 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흑백논리가 아니라 1에서 10까지의 답이 있다는 합의가 있어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죠. 하지만 서로에게 엄격하게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선생님 책첵토커 : 사실 공론화에 대한 선생님으로서의 고민은 과거 역사를 가지고 토론하기는 쉽지만 현재의 문제, 특히 정치와 사회 관련해서는 목소리를 내기가 더 어렵습니다. 잘못 받아들이면 학부모 분들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어 두렵기도 합니다. 



모든 세대의 고민입니다.


미디어교육 책첵토커 : 노년층 대상의 미디어교육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소재가 현재 뉴스나 이슈가 되면 서로 다투셔서 교육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건강정보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핵심은 내가 보는 뉴스를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미디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부터 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다 아는 줄 알았던 유튜버도 모르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을 정도로 한 명 한 명 파편화되어있거든요. 그래서 독일에서는 선생님이 배워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 학년 선배가 후배에게 같이 이야기하면서 지도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지역 아동 책첵토커 : 아이들은 걱정하는 것보다 현명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노년층에서 유튜브를 더 많이 쓰면서도 관련한 뉴스만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모르니 가짜 뉴스에 쉽게 속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책첵토커 : 내가 누른 영상에 따라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비로 돈을 많이 쓴 콘텐츠에 무게추가 기웁니다. 유튜버들에게 수익을 주는 것과도 관련이 있고요. 결국 더 머무르게 하는 것이 목표죠. 


문 : 어떤 콘텐츠가 필요해 접근했을 때 좋은 언론과 미디어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준경 기자님께서 '좋은 언론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거든요. 모두가 협업해서 만들어야지 한 축이라도 무너지면 안 되겠더라고요. 뉴미디어 들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지 않으면 사람들이 보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맥락과 관점에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구독자와 뷰스를 위해서요. 기성 언론에 계시는 분들은 지금 언론의 룰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이런 콘텐츠를 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기도 합니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키워드의 책첵토커들


정보의 불균형, 정말일까요? 


커뮤니티 책첵토커 : 뉴스의 미래에 대한 한 토크에서 연사로 선 워싱턴 포스트의 임원에게 가장 흥미로운 변화가 뭐냐고 물었더니 구독 모델을 이야기하더라고요. 구독 모델은 1명을 충족시키는 것부터 너무 어렵습니다. 광고를 빼고 고객만을 집중하다 보면 워싱턴포스트 같은 기성 언론도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면서 만족도를 높이는 미디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디어교육 책첵토커 : 기성 언론의 문제는 구독이 아닌 광고 모델이라는 점에 있죠. 객관적인 수치나 데이터를 가지고 제시하는 게 아니라 협박성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많습니다만, 사실은 구독자들에게 보이지 않아도 광고주로부터 생존이 가능해집니다. 


지역아동 책첵토커 : 콘텐츠 비용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정제된 정보를 갖게 되지 않을까요? 


문 : 정제된 콘텐츠를 떠올리면 퍼블리 같은 곳이 있을 텐데, 주로 타깃이 25-35세 이고 지식에 대해 향유하고 싶어 하는데 수입이 있는 독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죠. 결국엔 정보의 불균형을 풀 수 있는 것도 미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커뮤니티 책첵토커 : 불균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정보를 큐레이션 하는 거라 찾고자 하면 결국 다 찾을 수 있거든요.

 

미디어교육 책첵토커 : 최근 기차에 서서 가는 분들은 어르신이라는 카드 뉴스를 보면서, 정보의 격차가 신 빈부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교육단체 책첵토커 : 기성세대가 같은 출발선에 서기는 어렵습니다. 출발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면 수월한 대화가 되지 않을까요. 상황을 바라봤을 때 필요한 다른 리터러시가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큐레이션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나뉘고, 더 공고해진다면 불균형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적인 관점으로 재가공하면서 균형을 맞출 수 있겠죠.  



여러분이 생각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한 단어로 말하면?


9명의 책첵토커가 꼽은 키워드


대학생 책첵토커 : 저는 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리터러시'가 예전에는 영어에만 있는 개념이었어요. 문맹이라는 뜻의 단어가 먼저 나오고 그 반대인 교양 있는 비 문맹인을 지창하는 '리터러시'가 나오게 된 거죠. 능력으로 평가되는 어쩌면 기능적인 리터러시를 지칭했죠. 하지만 우리가 다루는 미디어 리터러시는 뉴미디어 리터러시라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좁게 보기보다는 어디가 시작과 끝인지 모르지만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미디어의 바다에서 생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는 아이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지는 데에 꼭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첵토커, 응원합니다!



책첵토크 시즌2 #09. 미디어 리터러시, 그거면 돼? with 온더레코드 문숙희 매니저와의 대화는 여기에서 마무리합니다. 미디어 환경부터 세대 간 문제, 정보 불균형까지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모든 주제를 짚어 보고 나니 이제 실천할 일만 남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의 대화가 변화를 만드는 좋은 씨앗이 되기를 바라며, 책첵토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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