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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Jun 19. 2019

#54. 당신과 자녀가 사랑에 빠질 학교를 찾는 법

2019년 6월 18일, 온더레코드 weekly

©Apfelhase

ON THE RECORD weekly #54



요즘 시대에 창의력은 읽고 쓰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
시행착오를 통해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은 학습과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모든 아이는 서로 다른 기질과 성향을 타고난다.
우리는 익숙한 관습에 따라 이전의 교육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늘 소개해드릴 글은 ‘당연한 것이 당연해져야 한다’라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할 겁니다. 모두에게 속이 뻥 뚫리는 해법을 줄 수는 없겠지만, 무엇이 당연한지 혹은 당연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거예요.

온더레코드에서
한성은 드림





당신과 당신의 자녀가 사랑에 빠질 학교를 찾는 법
켄 로빈슨과 교육을 말하다



지금 우리에게 창의력은 읽고 쓰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역량은 같은 수준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5,70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 TED 강연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에서 켄 로빈슨이 남긴 명언입니다. 영국 정부의 교육 자문을 지낸 교육학 교수이자 유명한 작가인 켄 로빈슨은 지난 20년간 우리에게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왔습니다. (둘 다 중요한 건 맞지만) 어쩌면 수학보다 무용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면서요. 지금의 교육 시스템이 패스트푸드 산업에 가깝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기계적이고 정형화되어있으며 상업적이라는 측면에서 말이죠. 


켄 로빈슨이 2018년에 발간한 책 <You, Your Child, and School: Navigate Your Way to the Best Education> (번역본: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에서는 학교가 갖추어야 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부모가 눈여겨보아야 할 점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아래에 이어질 인터뷰 내용은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일부 편집되었습니다.)



© LA Johnson / NPR

 


인터뷰 하이라이트

 

학교는 훨씬  창의적인 환경이어야 한다 생각하면서도막상 부모가 되어 학교를 찾았을  이런  개념을 눈앞의 환경과 연결 짓기는 쉽지 않은  같습니다학교를 살펴볼  학부모의 입장에서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부모라면 성적이나 대학교 진학률을 기준으로 ‘좋은’ 학교인가를 가늠할 수밖에 없는 부담을 느낄 겁니다. 하지만 물론 교육은 그게 다가 아니죠.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는 한 가지는 커리큘럼의 밸런스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통해 배우길 바라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직껏 학교의 평판이 표준화된 시험 결과에 따라 좌우되다 보니, 아무래도 학교는 각종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한 과목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술 프로그램이나 쉬는 시간, 혹은 실질적으로 진로를 고민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시수가 줄어드는 건 흔한 일이죠. 최근에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STEM은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예술이나 인문학, 체육도 STEM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커리큘럼을 살필 때는 이런 부분을 잘 들여다보시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다음으로는 단연 교육의 질입니다. 평가는 교육에 있어서 필수적이고, 시험은 평가의 일환으로써 때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마찬가지로 밸런스가 중요하죠. 평가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거든요. 아이의 학습을 잘 서포트 하는지, 의지를 북돋워 줄 수 있는지, 아이의 발달이나 성취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눈여겨보세요.


그다음엔 학교가 갖추고 있는 물리적인 환경을 살펴보세요. 벽에 뭐가 붙어있는지 같은 것들 말이에요. 무엇을 전시하고 있느냐에 따라 그 학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학교를 설명하는 문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가치들이 학부모와 더 넓은 의미의 커뮤니티와는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도요. 



학교 문화와 관련해서 하신 말씀이나 책에 쓰신 내용 중에  가지가 부각된다고 느꼈는데요. 1)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2)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한 실험과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에 대해 언급하셨어요.


시행착오를 통해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은 학습과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런데 시험의 압박이나 어떤 교육적 관행 때문에 아이들이 실수하기를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친구들 앞에서 실수하거나 낮은 점수 받는 걸 부끄러워하면서 스스로 멍청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관념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타고난 유전자와 각자의 기질에 따라 겪게 되는 경험의 조합과도 같습니다. 그만큼 끝없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거죠. 부모의 역할은 어떤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알 수 없는 자녀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 기질에 맞게 제공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주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제가 누누이 이야기하는 건 학교도 이런 역할을 일부 해야 된다는 것이고요. 인간의 삶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계만큼이나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건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획일화된 교육으로 아이들을 재단하려 든다면, 그건 결국 대부분의 아이가 가진 진짜 재능을 무용하게 만드는 일이죠.



내 자녀를 이해하게 되는 만큼 무얼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되고, 그걸 학교에서 찾게 된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죠. 부모에게는 자녀와의 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자녀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학교는 부모 자녀 간의 관계를 나아지게 만들 수도, 멀어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거예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부모들에게 좀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지고, 본인이 가진 옵션이나 선택권에 대해 잘 인지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동시에 자녀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뿐만 아니라 오가는 동안에도 무엇을 보고 – 듣고 – 느끼는지 알 수 있다면,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는 겨를이 주어진다면, 적어도 본인의 자녀에 있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더 명료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You, Your Child, and School: Navigate Your Way to the Best Education>은 거의 공립학교에 쓰신 러브 레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생각이 맞나요?

 

저는 우리 모두 공립학교를 변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공교육은 지금껏 우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쳐왔고,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경험을 민주화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 또한 영국 공교육 덕을 크게 봤고요. 


영국뿐 아니라 유럽국가 대부분의 학생에게 공교육은 최고의 선택지가 아닌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사립 학교 학비를 충당할 여력이 있는 학부모는 정말 많지 않고,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겁니다. 그리고 충분한 예산과 지원만 있다면, 공교육에서 우리가 마음속에서 바라고 바라는 ‘좋은 학교’를 만들어내지 못할 일도 없죠. 공립학교가 충분한 지원을 받는다 한들 차터 스쿨*이나 사립 학교에 턱없이 모자랄 거란 편견이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아요. 정말이지 대단히 우수한 공립학교들도 많고, 또 그만큼 따분하기 짝이 없는 차터 스쿨이나 알고 보면 시시한 사립학교들도 많거든요.  


지금보다 나은 공교육 시스템을 만들 방법은 많습니다. 일례로 각종 시험을 치르는 데 쓰이는 비용을 정말 필요한 곳에 쓰는 겁니다. 교사를 위한 연수를 기획하는데 투자한다거나, 시설이 낙후된 학교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고, 해당 지역의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쓸 수도 있겠죠. 


*차터 스쿨은 우리나라의 자율형 공립학교와 유사한 개념으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서 커리큘럼 운영이 비교적 자유로운 공립학교를 일컫습니다. 커리큘럼의 자체적 운영에 따라 실험적인 교육이 이루어지기 쉽고, 학생의 인종이나 성별, 재정 상황과 관계없이 입학이 가능하며 별도의 학비가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범한 오류를 충분히 깨달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시험 제도에 대해서도 변화를 위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시나요? 

 

네, 저는 확실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몇몇 지역에서 시험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학부모와 교사가 직접 나섰기 때문이에요. 사실 학교 시스템이라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국회에서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키기만을 기다리면서 손댈 수 없는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현재 교육 시스템이 가진 가능성과 고질적인 부분 사이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아주 많습니다. 학교 운영의 대부분은 법적 요건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거든요. 단지 익숙한 관습에 따라 이전의 교육 방식을 고수하는 것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미 많은 학교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겁니다. 학부모로서 당신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고, 분명한 역할이 있으며, 영향력과 권한까지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영향력이나 권한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주어진 힘이 어떤 것인지 인지하고, 책임감 있게 쓰면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변화라도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원문읽기: How To Find A School Your Kids Will Love (And That You Will, Too)


번역. 김소은, 한성은

편집. 한성은, C Program 러닝 펀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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