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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Sep 06. 2019

관심을 즐기며 살아남기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with 온더레코드. 영향력의 재구성(1)

새로운 배움을 찾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세상의 변화를 읽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기존의 방법과는 다르게 미디어를 도구로 영향력을 만들고 넓혀가는 다음 세대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북저널리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지난 3월 온더레코드에서 뉴미디어 환경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글을 연재하며 꼽은 세 가지 키워드 뉴스, 유튜브, 메신저 중 유튜브에 집중해봅니다.


그저 하나의 콘텐츠를 담는 채널로서의 유튜브에 그치지 않고 직업으로서 유튜버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관심을 즐기며 살아남는 유튜버들을 조명한 북저널리즘의 책 <유튜버의 일>의 이수진 저자에게 유튜버는 어떤 태도로 일하며 메시지를 주는지, 유튜버라는 직업을 어떻게 바라볼지, 꿀팁이나 실무에 대한 디테일보다는 마음가짐에 대해 북저널리즘의 곽민해 매니저가 물었습니다. 대화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영향력의 재구성이라는 시리즈명을 듣고 어땠나.

유튜버라는 주제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유튜버는 보통 1인 미디어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예전의 광고가 파급력을 갖기 위해서는 셀럽이 등장해 큰 자본이 필요했다. 유튜버가 그 영향력을 가져오기 시작하면서 돈이 없는 기업도 돈이 있는 제품을 광고할 수 있다. 그야말로 영향력을 재구성하고 있다.


유튜버에게 영향력은 무엇인가.

평범한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처럼 유튜버는 팬덤을 형성한다. 팬덤을 확인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구독자 수다. 꾸준히 높은 조회수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건 팬들이다. 그냥 시청자는 영상이 목적이라 광고를 빠르게 스킵하지만 팬은 유튜버가 돈을 버는 방법을 알고 광고를 끝까지 보기도 한다. 뷰티를 키워드로 콘텐츠를 만드는 한 유튜버는 팬덤이 형성된 뒤엔 커버댄스를 올리기도 하고 여행, 브이로그, 수다 콘텐츠까지 다양하게 올린다. 하나의 키워드에 집중하며 유튜버로서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팬이 된 시청자는 콘텐츠보다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떤 콘텐츠 건 소비할 자세가 되어있는 충성스러운 시청자가 형성되고 나서야 유튜버는 자율성이 주어진다.


유튜버로 100억 버는 법은 많지만 얼마나 진지하게 유튜버라는 일을 대하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가장 흔한 오해는 무엇인가.

유튜버는 쉽게 돈 번다는 말이다. 기존 미디어의 콘텐츠에 비하면 돈이나 정성이 많이 들지 않는 콘텐츠로 보기도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별거 아닌 것 같은 콘텐츠도 정말 체계를 짜고 전략을 세워 많은 시간을 투자해 만든다. 하지만 여전히 오해는 많다. 책을 쓴 이유도 자극적인 콘텐츠로 쉽게 돈 번다는 시선을 환기하기 위해서다.


재능을 타고났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자원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 앞선다고 생각한다. 노력만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나.

관심을 많이 받아야 하는 직업이라 재능과 끼를 타고나면 유리하다. 하지만 꼭 모든 콘텐츠가 두 가지를 요구하는 건 아니다. ASMR콘텐츠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소리에만 집중하니까 언어의 제한 없이 글로벌한 콘텐츠다. 1시간 반 정도 작은 소리만 내는 이 콘텐츠를 처음 접했을 때 성공할 거라고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개그 프로그램에서 소재로 삼을 만큼 대중적인 콘텐츠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누구도 도전하지 않은 완벽한 블루오션으로 진입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분명 그 시작은 재미다.



유튜버를 시작하기 전 포지셔닝을 고민한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발전시키나.

트렌드를 조사하는 것이다. 열광하는 이야기, 좋아하는 제품, 관심 있어하는 소재는 무엇인지 즉각 반응하려고 노력한다. TV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소재에는 바로 반응해서 추천 검색어로 걸릴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파생 콘텐츠를 만든다. 유튜버 본인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연예인처럼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수록 자신의 시각을 풀어내는 데에 조심스러워진다. 유튜버는 어떤가.

어떻게 보일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두려워하면 안 된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꼭 나쁜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다. 기존 미디어에서는 할 수 없지만 유튜브에서는 가능한 경계를 잘 넘나들어야 한다.  


자신이 직접 영향력을 관리하고 발휘하는 직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떤 배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유튜브 이전엔 영상을 공부하며 이론적 지식만 가득했다. 처음 벤쯔의 유튜브 콘텐츠를 접했을 땐 충격적이었다. 어떤 스토리텔링도 없이 많이 먹으며 가끔 한 마디씩 할 뿐이었다. 내가 배웠던 영상 커뮤니케이션 이론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유튜버를 시작하며 망설였던 건 이론으로 배운 좋은 콘텐츠의 기준에는 맞지 않는 콘텐츠가 수두룩했다. 하지만 새로운 콘텐츠는 기존의 틀을 비꼬고 다시 볼 때 나온다. 지금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일은 틀릴 수도, 잘못된 방향이 아닌 다른 길을 가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유튜브 콘텐츠를 선입견보다는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 같다.


직업으로서의 유튜버의 일이란

기존에 없었기에 직업의 패러다임을 계속 바꾸고 있다. 앞으로 이런 직업은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유튜버라는 직업 안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고 인기를 끈다. 보고 있는 것만 보기엔 늦다. 생각을 깨야 살아남을 수 있다.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with 온더레코드 '영향력의 재구성'은 책 <팬덤 3.0>과 <BTS, 새로운 세대의 리더>를 다룹니다. 자세한 일정은 온더레코드와 북저널리즘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공지합니다.


기록 & 편집. 황혜지, C Program 러닝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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