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온더레코드에서 만난 일곱 팀에게 물었습니다.
온더레코드가 문을 연지도 2년이 넘었습니다. 씨프로그램 러닝펀드의 흩어져있던 기록과 파트너의 추천도서를 모아 시작했던 온더레코드는 작년 한 해 미디어 리터러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교육자와 그 역할, 관심사를 쫒아 자신의 영역을 만드는 다음 세대를 깊이 살펴보며 주제에 초점을 둔 콘텐츠와 대화 자리를 만들어 왔습니다. 올해를 시작하며 손에 남은 건 온더레코드를 오간 많은 교육자와의 연결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앞장서 온더레코드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고 제안해주신 분, 온더레코드에서 새로운 교육 기획의 방향을 찾고 실제로 테스트하며 나아간 분, 주변의 자원을 끌어모아 조금은 다른 각도의 대화를 만들기 위해 온더레코드를 찾아왔던 분, 시도해보지 못했던 협업을 온더레코드와 함께 하자고 손 내민 분. 그중 주목하고 있는 배움의 키워드도, 속한 조직의 형태와 모양도 다른 일곱 팀을 다시 만났습니다. 일곱 팀의 공통점은 온더레코드를 테스트베드로 사용하며 2회 이상의 지속적인 대화와 콘텐츠를 만들거나 온더레코드와 협업하며 새로운 시도를 한 팀입니다.
무엇보다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온더레코드에서의 경험을 사용자의 언어로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배움', '최신의 실험' 이라는 말은 참 모호하죠. 온더레코드에 직접 와 보셔야 이해할 수 있었던 모호한 언어를 인터뷰를 통해 명확히 다듬어 보고 싶었습니다. 온더레코드는 지나다 들르는 분들보다 프로그램 또는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목적지로 찍고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온더레코드 매니저는 한 번 온 분들과 관계를 깊이 하고 라이브러리에서 다른 모임이나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린 열 번의 책첵토크, 미디어 리터러시 및 나는 선생님입니다 시리즈 콘텐츠에서 파생된 네트워킹 파티와 미래학교 컨퍼런스, 그 이외 다양한 러닝테이블 모임은 좁지만 깊은 관계에서 가지를 뻗듯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일곱 팀과 깊게 대화 나누며 팀이 새로운 배움의 시도를 지속하는 데에 필요로 하는 것, 온더레코드를 경험하는 경로를 사용자의 시각으로 질문하며 차근차근 짚었습니다.
질문은 사용자가 온더레코드를 발견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상상하며 구성했습니다. 온더레코드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 공간에서의 경험이 생각했던 것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점이 인상 깊었는지, 더 나아가 협업한 팀에게는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물었습니다. 외부에 온더레코드를 소개하는 언어와, 이후에 계획하고 있는 실험들을 물어보며 이후 온더레코드와 어떤 접점이 있을지 확인하며 마무리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용자 인터뷰에서 언어의 격차가 가장 큰 부분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그 지점은 바로, 온더레코드를 설명하는 말과 공간이 전하는 언어, 온더레코드에서 사용자가 직접 발견하게 되는 (새로운 배움에 대한) 감상과 질문 사이에 존재합니다. 사용자의 질문과 니즈를 정확히 짚고, 사용자가 예상한 공간과 비슷한 경험을 줄 때 사용자와 온더레코드는 더 가까워집니다. 더 나아가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단계의 흥미로운 참여 지점을 만들어 공간에 오래 머물며 자료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온더레코드 공간의 큐레이션 카드를 채우는 것부터, 책을 구매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고, 팸플릿이나 프로그램 정보지를 챙기고 질문하는 등 공간에 영향을 주는 작은 행동부터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여러 단계별 요소를 배치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온더레코드에서의 경험을 크게 공간 경험, 커뮤니티, 콘텐츠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온더레코드는 최신의 교육 실험을 한 곳에서 만나는 공간으로, 새로운 배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실험을 위한 열려있는 지원을 하는 곳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 교육에 필요한 시의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확장하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거죠. 온더레코드를 오간 교육자들은 온더레코드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2시간 안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최신의 실험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온더레코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이 펼쳐지고, 그 자료가 모여있는 곳
일단 우선 먼저 가봐야 하는 곳
교육 혁신의 흐름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
새로운 배움을 찾는 교육자들의 교류를 위한 공간
Co-Work 커뮤니티 안에서 온더레코드는 교육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모아 보여준다.
한국에서 엄청난 그 추진력과 에너지를 낼 허브 같은 공간이다. 교육 관련해서 무언가 하고 싶다면 이 곳을 먼저 컨택하라.
온더레코드는 새로운 배움과 교육을 시도하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교육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대화의 자리가 열리고 있습니다. 온더레코드를 오간 교육자들은 교육을 주제로 하는 대화라면 공간을 이용하는 커뮤니티와 조직의 정체성과 방향을 살려주는 공간이자, 온더레코드를 통해 모인 교육자는 주목하는 배움의 키워드와 소속의 경계를 넘나 든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가 지속하기 위한 열린 지원을 바라는 교육자가 많았고, 온더레코드가 교육자의 제안과 주제에 맞는 형태를 함께 고민하고 지원한다는 점, 교육자를 임파워링 하는 데 초점을 맞춘 톤 앤 매너를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온더레코드의 장점은 공간 비용을 떠나서 교육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공간으로 정의된 정체성이 확실합니다. 교육을 주제로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해 이벤트나 모임을 홍보하기에 강력한 채널입니다. 온더레코드에서 모임을 열었을 때와 다른 곳에서 열었을 때는 모객부터 공간 경험까지 완전히 달랐습니다.
기관에서 프로그램 운영 또는 레퍼런스가 필요하다고 하면 적합한 레퍼런스를 검증하고 지켜보는 절차가 있는데 온더레코드가 교사 모임을 만드는 제게는 그런 다리 역할을 해왔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로 남기고 함께 공부하고 운영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잘해왔고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안전한 커뮤니티를 원했습니다. 관심 있는 것에 대해 대화하고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고, 대화에 대해 '그게 되겠어?'같은 판단이 없는 곳이요. 온더레코드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무엇이든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이 사람과 해보면 돼요.' '그 사례는 여기에 있어요'라는 대화가 가능했죠.
모두가 교육자라는 온더레코드의 언어는 마치 기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전면전 같았어요. 실제로 이 공간엔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수많은 분들이 들어왔죠.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큽니다. 단순히 '내가 모임을 열어야 하는데 어디서 하지?'의 고민이 아니라 모임이나 교육 실험을 더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공간입니다. 실험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죠. 참여자로 오신 분들도 쉬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아요. 참여도가 중요한 워크숍에서 웜업 없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취지와 맞닿는 공간에서의 실험은 워크숍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합니다.
온더레코드와 콘텐츠 협업을 하면서 직접 다니면서 보고 배운 게 조직의 자산이자 방향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안에 대해 열어놓고 검토했죠. 아마 우리나라엔 아직 단 한 군데도 없을 겁니다. 주제도, 기간도, 콘텐츠 내용도, 발행 형태도 다 자유로왔어요. 물론 목표는 명확하게요.
3. 콘텐츠
지금까지 온더레코드는 브런치, 뉴스레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리포트 등 다양한 채널과 포맷으로 새로운 배움의 소식을 2년 간 꾸준히 전해왔습니다. 온더레코드가 꼽는 소식과 콘텐츠라면 믿고 보는 독자가 생기고, 온더레코드의 아카이브력을 보고 프로그램 협업 제안을 주는 분도 있습니다. 또한 교육 현장의 교육자와 다음세대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던 콘텐츠를 인상깊게 보고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온더레코드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콘텐츠 (순)
1. 온더레코드에서 일어난 대화의 아카이브
2. 다양한 형태로 담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
3. 온더레코드의 시선을 반영한 큐레이션
4. 신간 소식과 최근 동향
온더레코드가 새로운 교육의 트렌드를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온더레코드의 큐레이션이라면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공간을 방문할 때도 새로 업데이트된 것들을 가장 먼저 살펴봅니다.
온더레코드에서 일어나는 일의 아카이브의 속도와 양이 엄청납니다. 매니저의 콘텐츠력이 돋보이는 부분이에요. 협력하면서도 기록을 함께 남겨주는 게 이후 모임을 기획하거나 홍보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온더레코드가 만나지 않았다면 직접 들을 수 없는 현장 교사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할 때 혼자라는 사실이 답답했습니다. 더 배우고 싶지만 시간도 부족했고요. 온더레코드가 정리해서 올려주는 글이 좋아서 교사 네트워크에 늘 공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교사분들이 몰랐던 걸 알려드리고 연결해드렸다는 데에 저도 보람을 느껴요. 그것만으로도 제가 감사를 받거나, 재미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온더레코드의 경험을 정리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든 생각은 단 하나, '더 많은 분들을 온더레코드에서 만나고 싶다'였어요. 아직 만나지 못한 분들 만큼, 나누지 못한 대화도 많습니다. 앞으로의 온더레코드는 또 어떤 모양으로 바뀌게 될까요? 올해도 새로운 배움에 늘 촉을 세우고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외국에 그치는 사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맥락과 메시지를 연결해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담고, 꾸준히 주목할 만한 화두를 제안하겠습니다. 누구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가벼운 주제부터, 무겁지만 꼭 필요한 대화까지 온더레코드에서 함께 만들어가기를 바라요. 혼자 하면 어려운 것도 대화만으로 꽤 해볼 만하다는 경험이 온더레코드에서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함께 만들고 싶은 콘텐츠, 본격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교육자의 모임, 테스트해보고 싶은 아이디어, 온더레코드의 교육자와 나누고 싶은 인사이트가 있다면 언제든 소식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2020년엔 더 자주, 더 많이, 또 다르게 만나요!
글. 씨프로그램 러닝랩 매니저 황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