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LEARN을 돌아보고 내다보는 글.
기승전LEARN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오신 분들의 의견을 받는 것이었어요. 주제도, 형태도 익숙한 강연은 아니었기 때문에 듣는 분들이 어떻게 느끼셨을지 걱정하는 마음 반, 기대하는 마음 반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마음을 담아 기승전LEARN을 돌아보고 내다보는 글을 씁니다.
사회의 여러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때, ’ 결국 교육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고 봅니다. 이 말의 뜻이 ‘답 없다.’가 아니길 바라며, 프로그램 이름을 지었습니다.
홍보 포스터에도 크게 써넣은 문구인데요. ‘답 없다.’라고 말하는 태도에 반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교육과 배움에 명쾌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배움에 대한 경험치가 다르고 각 개인이 가진 관점과 삶의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죠.
전문성, 성장, 미래와 같이 특정 키워드를 깊이 있게 고민한 분들 역시 각기 다른 배움의 경험을 가지며, 배움에 접근하는 관점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세 명의 다른 키워드를 가진 분들을 모셨어요. 연사들의 이야기는 답을 던지기보다는 상상의 폭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길 기대했습니다.
연사분들께 제안을 드릴 때도 ‘답보다는 질문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LEARN에 대해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렸는데요. 다음번엔 홍보할 때, 강연을 시작할 때 이를 비중 있게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청중이 자유롭게 상상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올 수 있도록요.
준비 과정에서 가장 공들였던 부분은 연사들에게 던질 좋은 질문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당일 현장에서도 질문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청중들이 바로 상상하기 어려운 질문을 대신 던지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질문을 만드는 데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내가 청중이라면?’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처음에 질문을 만드는 게 너무 어려웠는데, 누군지 모르는 ‘어떤 사람’에게 도움이 될 질문을 떠올렸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20대고, 교육학을 전공했고,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경험이 하고 싶고, 성장욕구가 큰 나는 뭐가 궁금하지?]에 집중하고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기승전LEARN의 청중이기 때문에 훨씬 좋은 질문들을 만들 수 있었어요.
하나 더 품고 있던 규칙은 ‘의견을 담은 질문을 만든다.’ 인데요. 이건 질문을 만들다 보니 생긴 규칙이에요. 내 생각을 담은 질문은 그 자체로 질문을 받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냥 궁금한 것만을 묻는 것보다 연사들도 더 편하게 답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앞으로 이어질 기승전LEARN도 늘 좋은 질문을 고민하고 어떤 질문이 좋은 질문인지 찾아내는 데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질문에 답할 시간을 늘릴 생각이에요. 대담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다루지 못한 질문이 너무 많았거든요.
기승전LEARN에서 다룬 키워드와 연사들의 조합은 쉽게 접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강연이나 대담의 내용이 바로 소화하기에 쉽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연사분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대화와 기록을 곱씹으며 깨달은 것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 콘텐츠가 흩어지지 않도록 잘 기록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더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에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대화의 기록, 제가 준비한 질문들을 다시 살펴보니 'LEARN = 공교육’이라고 은연중 생각한 것 같아요. 배움의 폭을 너무 좁혀서 생각한 거죠. 반성합니다. 물론, 다음세대의 성장에 학교에서의 경험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기승전LEARN에서는 다양한 배움의 환경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더해서 연사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개인의 경험에서 끝나지 않고 상상력을 만들어줄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사전에 더 깊이 있게 대화하고 준비하겠습니다.
연사분들께 기승전LEARN이니까 LEARN에 대한 제안, 질문으로 꼭 마무리해주시라! 요청드렸는데요. 오히려 듣는 분들께는 어색하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LEARN에 대한 제안이나 질문이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간중간 녹아있으면 훨씬 듣기 편하겠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구성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LEARN을 얹을 수 있도록 이야기를 빌드하는 것을 더욱 연마하겠습니다.
첫 기승전LEARN은 같은 연사가 같은 이야기를 두 번씩 진행했는데요. 2~3회 참여하신 분들에게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대담 시간이 짧기도 했고요. 다음 기승전LEARN은 매 시간 다른 이야기로 채워지도록 준비할 계획입니다. 대담 시간도 늘려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기승전LEARN에 참여하신 여러 분과 팀원, 연사분들의 피드백 덕분에 기획의도를 되돌아보고, 앞으로를 내다보는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함을 전하며, 다음 기승전LEARN도 기대해주세요:D
글: 문숙희, 러닝랩 매니저 씨프로그램
매주 수요일 온더레코드의 뉴스레터가 새로운 배움을 전합니다.
온더레코드의 소식이 궁금하거나, 자극이 필요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