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Keynote. 카카오 김범수 의장
To.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분들께
2018 C Program Portfolio Day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Opening Keynote로 문을 열었습니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교육문제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면서 꾸준히 교육에 관련한 투자를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 C Program : ‘다음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미션으로 하는 벤처 기부 (Venture Philanthropy) 펀드로 '사회에 의미있게 기여한다'는 뜻을 같이 하는 기업가들이 2014년 설립했습니다. 놀이, 배움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지속할 수 있고 확산 가능한 실험과 새로운 대화와 상식을 만드는 실험에 투자합니다.
- 스타트업 캠퍼스 : 2030청년의 업을 찾는 여정의 시작점으로 새로운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업과 인재를 창조하는 통합 플랫폼입니다. 워크숍, 프로젝트, PBL 등 경험을 통한 교육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업의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최고의 환경과 지원을 제공합니다.
- 미래를 여는 시간 : 대한민국 교육 생태계 안팎의 다양한 교육혁신가들의 '질적/지적' 성장을 돕는 네트워킹/협업 플랫폼입니다. '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있어서 각자의 현장에서 체인지 메이킹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교육 생태계 전반의 혁신가들과 교육혁신 트렌드 및 솔루션을 공유하고 협력의 가능성을 도모합니다.
김범수 의장은 지금의 카카오가 있기까지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며 실험을 지속해 왔습니다. 네트워크를 만들고 파트너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뿐만 아니라, 참여한 분들이 실험을 지속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와 실험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여러분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실험을 지속하는 힘'으로 이름지은 이번 포트폴리오데이에 모인 분들을 떠올리면 항해하는 배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창업도, 교육도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지만 배가 흔들릴 때 앞서간 사람의 조언이 있다면 조금은 빠르고 안전하게 파도를 넘어갈 수 있을지 모릅니다. 오프닝 키노트에는 바로 그런 마음이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김범수 의장 : 제가 가장 잘 인용하고 제 스스로 메타포를 삼는 게 배입니다. 카카오에서 모든 직원을 크루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저는 가끔 캡틴이라고 불리기도 하고요. 이 메타포는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했습니다.
배는 항구에 머물 때 언제나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이유는 아니다
이후 배는 제 인생의 긴 여정에 대한 메타포가 되었습니다. 항상 직원들, 크루들 앞에서도 배를 빗대어서 무언가 이야기를 많이 하곤 했기에 오늘의 시작을 배의 존재 이유로 잡았습니다. 여러분 역시 막막하고 거친 파도를 헤쳐가는 혁신가들도 많기 때문에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카카오를 만들기까지 했던 여러 실험과 실패 그리고 전환의 과정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놀기 좋아하는 어린 소년이 '공부할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의지만의 문제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시공간을 바꾸어 나만의 공부방법을 찾는 해결책에 이르고, 비전공자로서 IT회사에 입사해 코딩실력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잘 될 언어로 시점을 변경해 경쟁력을 얻고, 월 수백만원의 회선비용은 PC방을 오픈해 해결하고, 창업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클라이언트 게임을 만들고 부분유료화에 성공합니다. 성장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기러기 가족의 문제를 가족 안식년으로 따로 또 같이 보내며 해결해 온 삶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해결의 경험들입니다. 성공과 행복 그리고 교육이라는 키워드를 만났을 때 김범수 의장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김범수 의장 : '행복의 시작은? 행복하기만 하면 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도 '아, 이게 맞나?' 하면서 갈등과 방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저는 이 시에서 힌트를 많이 얻어 새 출발의 동기와 동력을 찾았습니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그동안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 지위를 얻는 것 정도의 아주 러프한 개념을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 시에서 몇개의 중요한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과 그 다음으로 제가 꽂힌 문장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예요. '내가 생각했던 범주의 성공보다 더 큰 범위의 삶의 여정이 있구나.'라는 걸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알게 된거죠. 그냥 지나갈 수 있었지만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수백 권의 책도 읽고 사람들도 만나는 과정 속에서 만난 시라 정말 저에게는 엄청난 선물 같았습니다.
김범수 의장 : 막연하게 교육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가게 된 거꾸로 캠퍼스 워크숍에서 '희망이 보이네? 끝나지 않았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혁신가들과 대학 총장님들을 만나다 보니까 의지 있는 분이 정말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도 교육의 문제는 2차, 3차 방정식이 아니라 5차, 6차 방정식이 될 정도의 엄청난 난이도의 문제인 것 같더라고요. 하면 할수록 애들, 선생님, 학부모, 교육부 이렇게 계속해서 연관된 문제가 나옵니다. 보통 한 두 문제면 끝이 나지만, 여기는 끝없이 순환되고 문제 관계를 일으킵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더라고요.
요즘도 많은 친구들이 대학을 졸업하는데 취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취직하지 못하는 것은 저는 단순히 돈을 못 번다는 개념이 아니라, 자기의 정체성, 자기의 능력을 처음으로 사회에서 검증 받는 시작점이 무너지는 일이기에 저는 엄청난 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다리는 끊어진 것 같아요. 지금 학교에서의 과정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총체적 난국입니다. 이 문제를 빨리 풀지 않으면 흔히 얘기하는 골든 타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도 들어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요.
저는 직접문제를 풀기보다는 하나의 방법으로 스타트업 캠퍼스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지원하는 센터는 많지만 '도대체 창업이 뭐야?' '창업해서 어떻게 해야해?'라는 질문에서 진입조차 못하는 수 많은 젊은이들이 있었어요. 그때 저는 '창업을 하려면 네가 할만한 일과 플레이트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동료들과 팀워크를 이루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꼭 거쳐야 돼.'라고 답했습니다. 강연을 가면 '제가 이런 것 준비되어 있는데 창업을 해도 될까요?' 라는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애석하게도 아니야, 너는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창업은 네 머리 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 가지고 할 만큼 호락호락 하지가 않아.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스타트업이나 작은 회사에 가서 회사가 돌아가는 메커니즘이나 조직관리 등 몇 가지는 최소한 배워야 돼.' 라고 설득했었죠. 이 경험에 더해 최소한 그런 친구들이 조금은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스타트업 캠퍼스를 만들고 운영하게 된 것이죠.
두 번째는 '교육적 문제는 혼자서 풀만한 문제가 아니고, 많은 사람이 힘을 합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네트워크 협업 플랫폼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미래를 여는 시간이라는 포럼을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7회 정도 진행했습니다. 계속 네트워크를 만들어갑니다. 저는 아시다시피 교육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르기에 계속 조금씩 그 장을 제공하는 형태로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이 행사를 주최한 C Program에서도 교육 쪽의 러닝펀드를 운영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김범수 의장 : 카카오 임팩트 재단이 올해 만들어졌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공부해서 취직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그 길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습니다. 지금은 공부 잘하면 좋은 데 취직한다는 성공공식들이 깨지고 있는 느낌이거든요. N개의 성장 사다리를 만들지 않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갈지도 몰라 방황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이 어른들의 책임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빨리 하늘을 열어줘야합니다.
*카카오 임팩트 재단은 문화 창작자 및 콘텐츠 사업을 지원 발굴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설립된 카카오의 재단입니다.
어른들이 하늘을 열어주면 아이들은 우주를 볼 수 있습니다.
김범수 의장 : 아마도 뭔가 혁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들이 엄청나게 어렵고 외로운 길일 겁니다. 그것을 지속하는 힘에는 반드시 좋은 팀, 소통하는 팀, 묵직한 파트너 같은 느낌이 없다면 오래갈 수 없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있는 많은 분들의 헌신이
좋은 결실을 맺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