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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로 다투게 되는 날이거든

사랑을 하다가-

 

`네가 유학을 떠난지 6개월쯤 되던 때, 비가 잔뜩 내리는 날이 계속되었어. 그때문 이었을까. 이미 마음 저편으로 쓸려갔다 여겼던 다른이들의 이렇고 저러한 조언들이, 속상했던 장면들과 이미 지나간 사소한 이야기들이 미처 대비할 새도 없이 잔뜩 밀려든거야. 푸른새벽 잔뜩 겁을 먹은 나는, 나의 불안을 너에게 토해내고 말았어. 그에게는 보이지 않을 해일을 가리키며, 저것좀 보라며 벌써 이만큼이나 온것 같다며. 


 이기적인 나는 미래의 내가 저 멀리 보이는 해일에 휩쓸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거야. 지금 당장에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에 이곳에 머물고 있는 지금이 위험하다 느낀거지.


`아침이 밝고 이곳의 날이 개었을 때 까지도 나는 차디찬 감정에 쫄딱 젖어 떨고 있었어. 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온기로 나를 달랬어. 내 원망은 너에게 상처를 주고 내 불안은 너를 지치게 했는데도. 


 너는 말했어. 오늘은 이별의 전조가 아니라 또한 사랑이라고, 저 멀리 보이는 해일은 이별도 우리를 부서지게 만드는 무엇 또한 아닌 수많은 날씨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사건 사고중 하나일 뿐이라고. 하지만 늘 그래왔듯 그 어떤 힘들고 아픈 하루 역시 우리가 사랑하는 날들 중 어떤 하루일 뿐, 아무 걱정 할 것 없다고.



`소소한 일로 다투게 되는 날이거든
모든것을 혼자 안아들고 도망치지 말고
두 손 마주잡고 그래도 사랑을 하길.

아주 나중에 뒤돌아볼 오늘엔
다툰 이유조차 떠오르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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