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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연주 Mar 15. 2020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

모빌리티 뇌 서랍 대방출(2)

최근 읽은 아티클. 실리콘밸리 발 거대 기술이 교통 개선이나 노동자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대중교통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혼잡을 야기하며 도시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내용이다. 



플랫폼 혁명은 산업혁명과 다르다


이 글을 쓴 Derek Thomson은 최근 10년을 돌아볼 때 지하철처럼 도시 교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서비스가 출현하기보다는, 트래픽을 높이는 우버나 광고-소비에 특화된 배달앱만 팽창했다고 말한다. 독점적인 기술 지배가 오히려 경쟁을 막고 소수의 벼락부자들을 만들었으며 정작 중요한 의료, 교통, 주거환경 개선에는 실패했다는 것이 요지인데,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의료의 경우 5G, AI, 모빌리티 기술이 결합해 골든타임을 확보하자는 노력도 있다. 119 구급차에 5G를 적용해 실시간 환자의 상태 화상으로 전송 -> AI로 1차 진단 -> 원거리 병원 전문의의 추가 진단과 치료 지시 -> 가장 최적의 응급실로 빠른 이송까지 하는, 인공지능 응급의료시스템 개발이 그것이다. 



위 프로젝트 때문에 몇 가지 조사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더 눈여겨본 것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보다는 비응급 환자의 의료 이동 서비스였다. 


우버와 리프트는 각각 우버 헬스, 리프트 컨시어지라는 이름으로 비응급 의료 이동 서비스를 미국에서 제공 중이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데 드는 승차 비용은 의료 비용에 합산되거나 보험회사와 연계해 청구된다. 


미국 의료 기관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 
 고령화에 따른 환자 진료 노쇼의 증가


서비스 런칭 당시 미국 의료기관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는 환자 고령화에 따른 진료 노쇼의 증가였다. 의료 예약과 연계된 비응급 이동 서비스는 노쇼를 줄이는 한편,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다른 의료 이동 수송(사설 구급차)에 비해 저렴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사전 알림을 통해 미리 병원 방문에 대한 인지를 높이는 가치가 있다. 물론, 의료 정보의 특성상 우버 헬스의 경우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기도 했다. 


Lyft : Concierge API 제공 

ㄴ미국 의료 솔루션/시스템 회사들과 파트너십 하여, 이동 문제로 생기는 노쇼를 개선함. 

ㄴ가족이 멀리 떨어진 고령의 부모를 케어해주는 GoGoGrandparent 서비스에서 이동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

ㄴ리프트는 의료 이동에 필요한 API를 제공하는데 노동자 산업재해 시스템과도 연계하여, 특정 지역 광범위한 사고 발생 시 주변 이동에 필요한 라이더들을 모으고, 이동을 안내하는 등 공익적으로도 사용



Uber Health 

ㄴ환자 이동 서비스로 의료기관이 환자의 탑승 예약을 진행해주는 시스템. 

ㄴ진료를 마치고 다음 약속을 잡을 때 병원에서 우버 탑승 예약을 미리 해줌. 

ㄴ환자는 우버 차종과 연락처를 문자 메시지로 받음. 

ㄴ최소 몇 시간 전, 최대 30일 전에 예약할 수 있으며, 가격은 의료 수송 서비스에 비해 저렴함. 

ㄴ주로 병원의 환자 관리 소프트웨어에서 예약-배차 서비스 연동에 필요한 API를 제공하는 방식


시장 규모는 작지 않다. 비응급 환자 이동 서비스 시장을 30억 달러 규모로 예측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의료 운송 서비스 시장은 2014년 250억 달러 2024년 4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응급 환자 이동 서비스가 흥미로워 개인적으로 의료계에 있는 지인을 인터뷰해본 적이 있고, 내가 주목한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종합검진센터의 이동 니즈가 존재 (보호자 동반하지 않은 수면내시경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임) 

척추(허리 디스크) 환자들의 경우, 택시나 자가용 이용 시 좌석을 뒤로 젖혀  이동이 충분한데도 고가의 사설 구급차*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음. 의료기관이 적절한 이동 서비스(필요한 경우 밴차량)를 예약해줄 경우는 환자로서도 안심할 듯. 

1차 병원에서는 환자 방문이 많아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니즈는 있지만, 대부분 시스템 적용이 느리고 한계가 존재함. 

고령환자의 경우, 만성 질환자가 많고 이들 대부분은 정기 검진이 발생. 다만 보호자가 일일이 챙기기 어려울 때가 있음. 정기 검진 예약 알림과 배차가 되면 효과적일 듯. 





나는 이모가 다섯이나 있다. 이중 네 명은 두 달에 한번, 종합병원에 정기 검진을 간다. 거동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령이므로 택시를 잡아 병원 입구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 외사촌(보호자)들이 휴가를 내고 동행하곤 한다. 


만약 보호자와 환자가 거리가 먼 지역에 살고 있다면, 보호자 없이도 진료를 위한 이동에 도움을 받을 수는 없을까? 택시비 수준의 운송료와 약간의 수수료만 더해진다면 충분히 시장에서의 수요는 존재할 텐데 말이다. 병원 진료뿐 아니라 병원 진료를 위한 이동에 필요한 보험도 생긴다면 더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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