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주차장 -대남문 왕복 11 km
산성 탐방 안내 센터에서 대남문 까지는 대략 5.5km .
의상 능선과 원효 염초봉 능선을 잇는 북한산성의 가운데 그리고, 중성문 거쳐 노적봉을 좌측으로 두고
오르내리는 넓은 골짜기 길이다.
길은 가장 평탄하고, 거의 끝 대성암 위까지 사뭇 계곡 물소리와 함께 한다.
골짜기가 넓어 늘 시원한 경치를 보게 된다.
세검정 쪽에서 올라오는 보통의 등산과, 비봉능선,의상능선이 딱 만나는 정점이다.
"실버코스"로 이름을 짓고 아내와 나는 문수사까지의 왕복을 수없이 다녔다.
언제 계산 해 보니 산성 주차장 주차비가 수 백만원?
문수사 화목난로.
찬바람에 지친 山客 쉬어가라고 만든
작고 안전한 공간에서 뜨거운 커피를
홀짝이며, 장작불을 보고 있다.
창문 밖 건너는 보현봉의 고집센 겨울이다.
그리고 오래 혼자였다.
숨헐떡이며 따라오던 아내는 중성문 쯤서
찬바람에 머리가 아프다고 뒤돌아섰다.
당연 함께 내려가야 하지만,
배낭에는 문수사 기도 물품이 들어 있어
혼자 올라왔다.
텅빈 법당에서 108배를 했다.
절을 하는 것은 "下心"을 체득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는데
그 下心은 쉽지 않고 왜 욕심만 자꾸 일어나는가
오늘은 멀리 떨어져 사는 딸을 위해 마음을 모으려 했다. 보현보살은 행동력이 으뜸이시고, 문수보살은 지혜가 최고이시라는데,
등 뒤에는 보현봉, 문수봉 문수사에서 부처님 좌,우의 두 분 보살님이 앞에 계시니
중생은 더 욕심을 내고 투정을 부리게 되는 것일까?
문수사에는 오래된 굴법당(문수굴)이 있다.
굴 법당은 자신을 세상에서 좀 떨어져 있게 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게 하나보다.
굴 속 특유의 고립감과 찬 기운이 느껴진다.
최근 많은 사찰들에서 굴 법당을 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밝고 따스한 밖의 법당이 더 좋다.
침묵의 기도보다는 사람과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여럿의 세상이 좋을 듯 하다.
가까이 보현봉, 저 아래 북악산과 인왕산 그리고 안개 뒤 도심고층빌딩의 실루엣이 꿈길처럼 보인다.
맑은 날은 한강의 흰 물줄기가 비단폭으로 보이고, 김포와 계양산 어떤 때는 인천 바다가 보이기도 한다.
북악터널 쯤서, 형제봉 거쳐 보현봉 일선사로 오르는 길도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재미진 등산을 할 수 있다.
문수사와 대남문은 저녁 풍경이 더 좋지만, 하산 시간 때문에 늦게 까지 있지 못해 아쉽다.
오후 세 시만 돼도 등산로가 텅 비게 된다.
눈이 쌓이진 않았지만, 낙엽 아래의 얼음은 꽤 미끄럽다.
여름보다 더 계곡 물 길이 선명하다.
장맛비가 내려도 이 정도의 물은 흐르지 않는다.
아주 조금만큼의 지하수가 솟아나 겹겹이 얼음을
쌓으면 이렇게 된다.
여름에는 작은 폭포를 만들어 좋은 물소리가
만들어 지고, 겨울에는 심장 소리처럼,
안에서 울리는 깊은 물소리가 들린다.
봄이 오는 소리는 아니다.
겨울이 깊어지는 소리이다.
중흥사 갈림길에서 대남문으로 길을 잡으면
대동문 갈림길 가기전, 행궁터가 있다.
북한산성의 축성 목적이 위급시 王이 피난와서
지낼 대피처 였기 때문이다.
산성안의 많은 절과 절터들은 축성 당시
승병들을 대거 투입시키고, 그 주둔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남문으로 막바지 비탈길이 시작되는 지점.
대성암이 있다.
대성암 스님은 자주 클래식 음악을 골짜기에
흘려 놓으시곤 한다.
조용한 계곡에 올라갈 때나 내려올때 물과 함께
흐르는 음악은 마음을 울린다.
최근 20년 이래 많은 사찰들이 새로이 중건되고,
개보수 되었지만. 여기 대성암과 부암동 암문 아래
부황사는 그저 그대로 허름한 모습이다.
절 집도 강남아파트와 외곽 아파트처럼 양극으로
나누어지나 보다.
대남문에서 다시 내려가는 코스 이지만
대남문 사진을 찍지 못했다.
몇 년 전, 다시 지었지만, 山 정상부의 멋들어진
처마깃과 아치 대문은 언제나 아름답다.
산성 주차장 - 대서문-새마을교- 중흥사 -행궁터
대동문 갈림길-대성암- 대남문- (문수사)
왕복의 11km 산행길은 마음 쉼터 같은
나의 최애(?) 코스이다.
숲과 바위, 계곡과 나무, 어쩌면 작은 돌부리조차
눈에 슆게 그려지는 길이다.
매 주 다녀도 수십 번을 다녀도 결코 지루하지 않은
산 길이다.
흔치않은 야생화 군락지, 유독 커피 맛이 좋은 작은 쉼터, 병풍을 닮은 큰 철쭉나무, 3m 높은 바위에 홑씨가
붙어 자라는 작은 소나무, 경쾌한 피아노 소리처럼 물소리 울리는 곳, 산딸나무와 산목련, 쪽동백....
시간과 공간을 흐르는 중에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친구들 같은 친근함이다.
두어 달 전에 만났던 미아동 동갑 부부, 3주전 백운대 가는 동무가 된 파주 발효차 사장님, 오늘 문수사
난로가에서 같이 불쬐던 두 분.... 처음 만나는 것이고, 다시 뵐 가능성이 없는 분들이지만, 이야기는 깊고
재미 있었다. 후다닥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정복에서 이제는 주변을 둘러보고, 다른 사람과 말을 섞는
그런 여행길 같은 산행이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