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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Dec 17. 2021

오늘회, 비즈니스의 변곡점

오늘회와 오늘식탁 그리고 B2C 서비스 


최근에 브런치글을 많이 보셨다는 분들을 만나뵈면서 너무 글쓰는 것에 게을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여러가지 고민들에 대해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오늘회에는 사실 뜻이 없었다.


오늘회는 2017년 창업했다. 나는 오늘회를 창업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내가 궁금하고 워킹해보이고 싶었던 것은 미국의 '인스타카트', 일반인들이 마트의 상품을 구매해서 3시간 내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이었다. 나는 오프라인의 마트는 여전히 유효한 거점이라 생각했다. 다만 그 거점을 도심 속 물류센터처럼 변모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와중에 오늘회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회라는 서비스는 심플했다. "수산물의 유통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자, 일반인을 활용해서"라는 생각이었다. 회사의 미션도 없었거니와 비전도 없었다. 빠르게 가져다주는 배송 모델을 만들면 내가 하고싶어하던 '한국의 인스타카트'에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본격적으로 오늘회에 올인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내가 꿈꿨던 배송모델이 오늘회를 통해서 폭발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였다. 



오늘회라고 하는 새로운 브랜드


그래서 나는 오늘회라는 서비스는 배송서비스에 가깝다고 정의했었던 것 같다. 외부에서 오늘회라고 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집중해주셨지만, 나의 생각과 외부에서 생각해주시는 간극을 굳이 부정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왜냐면 브랜드가 좋아서 오늘회를 구매해주시면, 배송물량이 늘어나니까 배송을 더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2020년까지 내부에 디자이너가 없었다. 외부 디자이너를 쓰지도 않았다. 마케팅 비용도 크지 않았다. 내가 가지는 커리어배경도 오늘회라고 하는 브랜드에 덧입혀졌던 것 같다. 졸업학과, 온라인 커머스 마케터가 오늘회를 통통 튀는 브랜드로 만들어주었다. 딱히 뭘하지 않았는데 브랜딩을 잘 만든 서비스가 되었다. 마케팅을 잘하는 서비스로 보여졌다. 그마저도 좋게 봐주시니까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장에서 반응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오늘회의 카피업체들이 정말 많이 생겨났다. 심지어 동일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업체들이 빠르게 생겨났다. 그런 업체들 때문에 오늘회가 가지는 신선함은 계속 떨어질지언정 카피업체와 오늘회의 갭은 계속해서 벌어졌다. 바로 배송이었다. 3PL로 하는 배송은 새벽배송, 퀵배송, 택배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었겠지만 퀄리티를 보장하진 못했다. 오늘회도 바로 배송퀄리티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몇번의 큰 고비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빠르게 개선해나갔다. 시리즈A까지 받았던 투자비용은 배송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대부분을 사용했다. 


물론 고객님들이 빠른 배송때문에 오늘회를 좋아하셨던 것이 아니다. 당시 오프라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일식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배송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셨던 것 같다. 무엇이든 오픈하면 고객님들이 좋아하실 만한 상품이었다.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였던 수산업


그런데 나는 오늘회를 하면서 오히려 업의 문제점을 알아갔다. 오늘회가 상품기획을 잘하고, 배송을 잘해서 서비스가 계속 성장해감에도 생산 쪽은 계속해서 문제가 있었다. 오히려 오늘회가 성장하니까 함께 할 수 있는 업체들의 수가 줄어들었다. 산지에 있는 수산업체들은 너무나도 영세했다. 그리고 회사를 키워나가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없었다. 좀만 돈이 된다 하시면, 자꾸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셨다. 술집을 열고 싶어하신다거나... 


그러다보니 산지의 조업생산량이 들쭉날쭉한 것이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음에도 그냥 물량 생기면 통으로 털어내고 싶고, 물량이 없으면 그날은 그냥 쉬는 날이었다. 그러다보니 가격도 마음대로였다. 원물가라고 하는 것이 생산자 2-3인과 가져가고자하는 몇이 결정하는 것이었다. 


대체 수협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진짜 솔직히 말해서 수협은 정말 하는게 없구나...할 정도였다. 수산물이 경매를 통해서 나가는 것은 생산량의 40%가 안될 것 같았다. 실제로 생산자들이 판로를 본인들이 마련할 경우에는 수협을 통해서 나가야할 필요가 없었다. 중간에 수수료만 떼어지고. 관리가 너무 안되고 관리가 안되니까 계속 푼돈이 되는 상태로 생산자들은 판매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 


산지에서 원물을 계속 받아오는 것이 유효한가? 사실 근해에서 조업되는 원물은 다양하지만 양이 너무 적고, 계속해서 원물가는 비싸지고 있었다. 기존 업체들은 매번 정보 비대칭성, 정보의 파편화를 운운하고 해결한다 했지만 진짜 해결하려고 들지 않았다, 심지어 정부에서도. 



고객들은 오늘회가 비싸다고 했다.


브랜드가 좋은 오늘회이지만, 고객님들 사이에서 항상 들려오는 이야기는 "오늘회는 비싼 것 같다"고 했다. 나는 그 의견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동의하지 않는 이유는 오늘회 상품이 다른 시장가들과 비교하면 비싸지 않기 때문이다. 냉동과 냉장을 동일선상에 비교할 순 없다. 그러면서도 고객님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유는 '오늘회'로 대표되는 수산물의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이다. 배도 안차는 회 몇 점이 만원을 훌쩍 넘어.. 대표를 하고 있는 나도 '저 가격이면 고기를 먹는 것이 훨씬 낫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GDP 3만의 시대에는 수산물 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소득이 높아져야 먹을 수 있는 식재료, 이제 고등어와 오징어가 국민반찬인 시대는 지나고 金을 붙인 수산물들이 수두룩해져간다. 


그래도 우리는 일상적으로 즐기는 수산물이 있다. 연어, 새우, 조개. 샐러드에도 넣어먹고, 음식에 어떻게든 넣어서 먹었을 때 감칠맛을 주는 수산물들. 이 수산물들은 생산량이 안정적이고 가격이 싸기 때문에 대중적인 소비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안정적으로 생산이 되는 것들, 그것을 소비하는 품목이다. 


나는 오늘회가 잠시의 신선함을 주는 서비스로 끝내고 싶지 않다. 오늘회가 특별한 날에만 찾는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일상으로 소비되는, 그러한 음식과 서비스로 남았으면 한다. 그러려면 소비도 늘려나가면서 수요도 맞춰서 계속해서 늘려야하는 것, 그래서 가격을 계속해서 낮춰야하는 것, 오늘회는 그러한 일을 해야하는 스타트업이어야한다 생각한다.  



오늘회는 회를 파는 사이트인가요?


여러분께 묻고 싶다. 


오늘회는 회 아니면 수산물을 파는 사이트인가요?


- 네. 그건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회가 전달해야하는 가치는 여전히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품목을 원하는 가격에 사는 것]이. 다만, 다른 사이트에서 주지 못하는 혜택도 유지되어야 오늘회는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 아무리 수산시장의 혁신을 부르짖거나 기존 업체의 문제점을 이야기해도 고객님들은 문제점이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는 수산물 말고도 더 좋은 대체재들이 많고, 재미있게 소비할 상품들이 넘쳐난다. 


만약 매출을 단기간에 늘리고자 하면 서비스지역을 전국으로 넓혀가면서 새로운 고객님들을 찾아 나서는 것도 유효하다. (당연히 해야하는 것.. 내년에 하겠다는 것..) 그런데 수산상품의 독특한 기획이나, 맛집 영업이라던가, 레시피의 개발로는 버티컬 커머스는 성장의 한계점에 빨리 닿는다.  


3년동안 오늘회는 우리가 전달할 수 있는 가치, (1)원하는 시간(2)원하는 품목을 살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놓았다고 생각한다. 저 2가지는 오늘회가 마음을 먹으면 ctrl+c, v가 된다. 그러면 남은 것은 (3)원하는 가격이다. 올해 오늘회가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생각해보면 (3)을 만들기 위한 내부구성원들의 동의와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해시키기 위한 작업이 계속 되고 있다.



오늘식탁≠오늘회, 하지만 오늘식탁은 비전과 미션이 있습니다.


오늘회는 수산물을 파는 사이트이다. 

하지만 오늘식탁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BM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남지 않는다. 


* 원하는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커머스 부문]

* 원하는 시간에 제때 상품을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부문] 

* 그리고 원하는 가격에 상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밸류체인 부문] 


이 3가지 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오늘식탁은 계속해서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고객이 놀랄만한 상품을 만들고 경험시켜 새로운 방향을 제안하는 새로운 마켓으로서 오늘회

(2) 신선식품을 최상의 상태로 전달하기 위한 최적화 물류 솔루션, 오늘회 러쉬

(3) 수산정보를 100% IT화시켜서 어떤 상품이 어떤 가격에 얼마나 생산되는지, 그것으로 경제적 혜택을 창출하는 / 퍼즐이 막 생기고 있는 곳.


https://www.onul-hoi.com/ 만 알고 계신가요?? 
그러면 오늘회를 25%만 알고계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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