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화려했다

라이브 카페에서 텐프로까지, 시(詩)를 팔아 산 지옥

by 박온유

양수리의 물안개는 아름다웠지만, 내 통장의 마이너스를 가려주진 못했다.

주말 내내 목이 터져라 노래해서 받은 출연료는 기름값과 밥값을 제하면 '0'이었다.

낭만은 사치였고, 빚은 현실이었다.


나는 좀 더 효율적인 도피처를 찾아 서울 도심의 라이브 바(Live Bar)로 무대를 옮겼다.

여전히 '가수'라는 끈을 놓지 못한 채.

그러던 어느 날,

대기실에서 스무 살 남짓한 바텐더들이 까르르 웃으며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었다.

하룻밤 팁으로 받은 돈이 내 한 달 출연료보다 많았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나는 예술을 하고, 그녀들은 노동을 한다고 자위했지만, 자본주의의 계산기는 냉혹했다.

한 동생의 말.


"언니, 노래만 하지 말고 우리랑 같이 일해요. 언니 재주면 대박 날 텐데."

그 악마의 속삭임이 구원의 동아줄처럼 보였다.


결국 나는 기타 대신 카뮤 XO의 목을 잡았다.

하지만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룸 안을 나만의 거대한 독주 무대로 탈바꿈시켰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취기가 오르면 조명을 낮췄다.

그리고 손님의 눈을 깊게 응시하며 낮은 저음으로 시를 낭송하고 샹송을 불렀다.


반응은 폭발을 넘어 광기에 가까웠다.

술에 취한 엘리트들의 지적 허영심은 나의 감성적인 자극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이야, 이건 술집이 아니라 예술의 전당이네! 수준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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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는 울보. 사람이 사랑이라 읽히게 될 날을기다리는 바보. 사랑하여 글을 쓰고 노래를 짓는철 들기 싫은 노래쟁이. youtube.com/@OnYou-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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