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 돈도 아닌데'

금융 시스템의 갑질에 이성은 응답해야 한다.

by 박온유

개인의 쌈짓돈을 털어 짓는 성(城)

최근 은행들이 '추첨'이나 '랜덤'이라는 현란한 상술을 동원해 개인의 쌈짓돈마저 탈탈 털어 모으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는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금융 기관에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다.

말이 좋아 '개인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킨다'이지, 본질은 개인이 맡긴 돈으로 덩치를 불리고, 부의 영원한 소유를 더 단단히 옭아매는 구조적 불의가 아닌가.


은행은 개인의 참여 없이는 '가장 쓸모없는 존재'일 뿐이라는 구조적 진실은 외면된다.

그들은 고객의 돈으로 돈을 벌었으면서도, 이익의 결과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이 불투명성이 모든 '갑질'의 시작이다.

개인이 성실하게 신용을 쌓아도 1금융권의 문턱은 에베레스트급으로 높고, 대출 이자는 시장 금리보다 훨씬 높은 이율배반적인 탐욕이 판을 친다.


통제된 투명성이 낳은 가계부채의 덫

은행의 비윤리적 통제는 가계부채라는 사회적 문제로 전이된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채가 늘어난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그 근본 원인은 '대출과 예금의 이자 갭'에 있다.

대출 이자만 항상 높고, 예금 이자는 비현실적으로 낮은 이 수익 독식 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자기들이 조금만 덜 먹으면 해결될 문제를 '시스템' 탓, '금리' 탓으로 돌리는 것은 비겁한 기만에 불과하다.

은행이 이윤을 독식하는 동안, 개인의 자율적인 자금 흐름은 통제되고, 우리의 윤리적 삶을 위한 경제적 독립은 더욱 요원해진다.


윤리적 재건을 위한 국가의 강제적 개입

따라서 이 시스템의 비윤리성에 맞서기 위해 국가의 강제적 개입은 필요조건이 아닌 윤리적 의무다.


우리는 은행이라는 기관에 대해 다음 두 가지 최소한의 윤리를 요구하고 강제해야 한다.


수익의 완전한 문서적 공개: 고객의 돈으로 벌어들인 수익 내역을 완벽하고 투명하게 개인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개인에게 감시할 권리를 부여하여 기관의 오만을 견제하는 첫걸음이다.


예금 이자의 현실적 반영 강제: 대출과 예금 이자 간의 갭을 줄여, 이윤의 공정한 분배라는 윤리적 책임을 강제해야 한다. 이것이 기관의 탐욕이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이성적인 힘은 불의를 눈감고 넘어가지 않는다.

그렇게 벼려진 이성의 글과 이에 따른 단호한 행동이야말로 기관의 갑질을 끝내고 시스템의 윤리적 재건을 이루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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