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기 위해 오늘도 버티는 아침에서
안녕하세요 독자님. 오늘도 사무실에 출근해서 커피를 드셨겠죠?
누군가는 저처럼 우울/ 공황장애를 줄여주는 향정신성 약을 드신 분도 계실 거예요.
저는 커피를 좋아해서 늘 밀크저그와 우유를 가지고 다닙답니다.
그래서 정신을 다잡기 위해 밀크 폼을 만들고 달콤한 카페라떼 한잔을 만들어 마시고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이 글은 편지입니다.
저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저와 비슷한 아침을 견디고 있을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출근이라는 말이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이 오면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눈을 뜨기도 전에 숨이 얕아지고
가슴이 이유 없이 조여 옵니다.
일요일 오후가 되면 이미 예감이 시작됩니다.
아직 하루가 남아 있는데도 심장이 괜히 빨라지고
손이 가늘게 떨립니다.
숨을 깊게 들이마셔도 어딘가에서 막히는 느낌이 들어
제대로 쉬어지지 않습니다.
월요일 아침
회사에 도착하면
저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약을 먹습니다.
약을 먹는다는 사실이 저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버티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서는
이러다 또 무너지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계속 고개를 듭니다.
저는 이미 여러 번 무너져 본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두려워졌습니다.
한 번 겪어본 붕괴는 기억이 아니라 예고처럼 돌아옵니다.
비슷한 상황, 비슷한 냄새, 비슷한 공기만으로도
몸은 먼저 반응합니다.
아마 저만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아침마다 이유 없이 배가 아픈 사람
회사 근처에만 가면 숨이 가빠지는 사람
주말 내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월요일이 다가온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지쳐 있는 사람들
말하지 않을 뿐
꽤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편지를 씁니다.
이건 극복의 글도 의지의 선언도 아닙니다.
그저 오늘을 넘기기 위해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확인입니다.
당신이 약을 먹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살기 위해 선택한 방식입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면 당신 몸이 이미 너무 많은 신호를
혼자 감당해 왔다는 뜻입니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출근하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인지 겪어본 사람만 압니다.
그러니 오늘의 당신이 출근 준비를 하고
문을 나섰다면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해낸 겁니다.
저도 오늘 그렇게 나섭니다.
두려움을 없애겠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무너지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도 않겠습니다.
다만 오늘 하루를
어제보다 조금 더 정직하게 버텨보자고
저 자신에게 말해봅니다.
당신에게도 같은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금 숨을 고르고 있다면
그건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떨리는 손으로도 출근길에 올랐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용감합니다.
오늘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은 서로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 편지가 당신의 아침 어딘가에
조용히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링크는 제 노래패 시절 그리고 음악의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영향을 준 안치환 선배님의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