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힘들다.

by 박온유

요즘은 뉴스를 보는 일이 유난히 힘들다.
예전에도 더 심각한 국면을 지나왔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내란의 밤을 겪었고, 무너지지 말아야 할 선을 가까스로 지켜낸 순간들도 있었다.
재판은 진행되고 있고, 제도는 아직 완전히 붕괴하지 않았다.
이성적으로 보면 “아직 끝난 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요즘은 더 버겁다.


미국의 상황을 보고 있으면 현실 감각이 흐려진다.
트럼프의 행동은 더 이상 정치적 계산이나 전략으로 읽히지 않는다.
그건 거의 충동에 가깝고, 미치광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만큼 파괴적이다.
문제는 그가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를 가능하게 하는 분위기, 침묵, 동조, 피로한 무관심이 함께 움직인다.


세계 전체의 공기도 비슷하다.
곳곳에서 분쟁은 일상이 되었고, 폭력은 뉴스의 한 장면으로 소비된다.
사람들은 놀라지 않기 위해 더 빨리 무감각해지고,
분노조차 관리해야 할 감정처럼 취급된다.


왜 이렇게 힘들게 느껴질까.

아마 상황이 더 나빠서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반복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알겠다”는 순간이 늘어날수록,
“그래도 나아질 거야”라는 말을 꺼내기가 더 어려워진다.


나는 지친 걸까.
아니면 너무 오래 깨어 있었던 걸까.

계속해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마음을 쓰는 일은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남기지 않지만,
조용히 사람을 닳게 만든다.


절망 때문이 아니라, 책임감 때문에 더 피곤해진다.
외면하지 않겠다는 선택을 반복해 온 사람에게
이 세계는 생각보다 가혹하다.

그래도 아직 완전히 놓지는 못하겠다.


힘들다고 느낀다는 사실 자체가
내가 아직 무감각해지지 않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프다는 건, 여전히 느끼고 있다는 뜻이고
느낀다는 건, 아직 사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오늘은 그저 이렇게 묻고 싶다.


“내가 약해진 걸까, 아니면 오래 버틴 걸까.”


아마 답은 둘 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작은 휴식인지도 모른다.



머리는 장식이 아니다

우리에겐 정말 작은 축복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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