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예정되지 않은 길 위에서
언제나 아슬아슬한 줄타기예요.
내 안에는 '살고 싶다'는 뜨거운 갈증과
'죽고 싶다'는 서늘한 절망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완전히 겹쳐져 있거든요.
보통은 이 두 마음이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저는 알고 있어요.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아직 관측되지 않은 우주가 보여주는
'상태 중첩'이라는 걸요.
슈레딩거의 고양이가 상자 안에서
생과 사를 동시에 품고 있듯,
제 영혼도 매 순간 그 두 갈래 길 위에서
진동하고 있는 셈이에요.
빛이 파동으로 흐르다가
관측의 순간 입자로 굳어버리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사실은 무수한 확률의 바다예요.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동태눈'을 한 채 정해진 궤도를 돌 때는 보이지 않던 진실이,
오히려 삶의 벼랑 끝에서 '죽음'이라는 파동과 '삶'이라는 파동이
격렬하게 충돌할 때 비로소 선명해지곤 해요.
아이러니하게도 "죽고 싶다"는 그 처절한 고백 뒤에는,
그만큼이나 강렬하게 "제대로 존재하고 싶다"는 소망이 숨어 있어요.
본질을 갈구하는 자아와 현실에 짓눌린 자아 사이의 균열.
그 틈새에서 느끼는 지독한 갈증이야말로
제가 여전히 살아있는 주체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인 거죠.
그래서 저는 오늘도 이 위태로운 줄타기를 멈추지 않아요.
예정되지 않은 길 위에서,
어느 쪽으로도 쉽게 결론 내리지 않은 채
그 중첩의 시간을 온몸으로 통과해 보려 해요.
그 팽팽한 긴장감이야말로 제가 신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사유의 재료가 될 테니까요.
오늘 당신의 상자 안은 어떤 마음들이 중첩되어 있나요?
저는 오늘도 그 중첩된 확률 속에서,
가장 아픈 이들을 먼저 안아줄 수 있는
'살아있음'의 쪽으로 제 시선을 가만히 던져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