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벌 쿠팡

탈퇴한 사람에게 도착한 문자

by 박온유

개인정보 유출은 언제나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지난 12월에 탈퇴했다.
그런데 오늘, 아주 공손한 얼굴을 한 문자가 도착했다.


“공식 감사”, “무료 증정”, “신뢰 기반”.

이 단어들은 이미 너무 많이 쓰여서
이제는 혐오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웃긴 건 이거다.


탈퇴한 사람에게 어떻게 문자가 오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답하지 않았다.
내가 전화를 걸자마자, 묻자마자, 바로 끊었다.


설명은 없고, 기록만 남았다.
“아, 역시 구리면 그냥 끊는구나.”


개인정보 유출은 대개 이렇게 발생한다.
대규모 해킹 같은 영화 같은 사건이 아니라
조용하고, 애매하고, 책임질 주체가 흐릿한 방식으로.

어디서 흘렸는지 말하지 않고

왜 보냈는지 설명하지 않고

걸리면 끊어버리고

그다음엔 “확인 중”이라는 말만 남긴다


그리고 우리는 늘 같은 위치에 서게 된다.
피해자지만 증명해야 하는 사람으로.

“쿠팡과 무관합니다”라는 문장의 비열함

이 문자는 친절하게도 말한다.
“쿠팡과 공동 주최가 아닙니다.”

그런데 동시에
“쿠팡에 정식 입점한 공식 판매사”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 문장 구조가 핵심이다.


신뢰는 끌어오고, 책임은 떼어낸다.
브랜드의 이름은 미끼로 쓰고
법적 연관성은 빠져나갈 구멍으로 남겨둔다.

이건 실수가 아니다.

설계다.


기업들은 늘 말한다.
“의도적인 유출은 아니었다.”
“일부 마케팅 위탁 과정에서…”
“시스템 점검 중 발견됐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그 ‘우연’은 늘 광고와 함께 도착할까.
왜 그 ‘실수’는 늘 돈이 되는 방향으로만 흐를까.

탈퇴는 의미가 없다.

차단은 임시방편이다.
수신 거부는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버튼일 뿐이다.


결국 개인정보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자원으로 취급된다.
사람은 주체가 아니라 리스트다.

그래서, 지랄을 떨어야 한다!!


이건 예민함의 문제가 아니다.
기분이 나빠서도 아니다.
이건 권리의 문제고 기록의 문제다.

탈퇴했는데 문자가 왔다면 출처를 묻자 끊었다면 설명 대신 침묵을 택했다면

그건 이미 답을 한 거다.


“우리는 책임질 생각이 없다”라고.

이럴 때 조용히 넘기면 다음 문자도 온다.
다음 사람에게도 간다.

그래서, 더 지랄 지랄을 떨어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엔 “왜 아무도 말 안 했냐”라고 묻는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이럴 땐 얌전하면 안 된다.
정중할 필요도 없다.
기록하고, 묻고, 남겨야 한다.


지랄은 감정이 아니라 방어 행위다.
침묵은 품위가 아니라 허락이다.


야이 씨벌너메 쿠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