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기도

세 번째 발걸음, 그리고 첫 번째 고백

by 박온유

세상에 당연한 결과는 없다는 것을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다시 한번 뼈저리게 배웠다.

어느덧 나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이자, 첫 번째 CCM 앨범인

<바람의 기도>가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발매'라는 두 글자를 마주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고비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미 두 번의 정규 앨범을 낸 경험이 있지만, 이번은 유독 마음의 무게가 달랐다.

'바람의 신학'이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아홉 개의 기도문을 음악으로 엮어내는 과정은

나에게도 하나의 수행과 같았다.

깐깐한 검수 과정을 거치며 과연 이 진심이 무사히 세상에 닿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우여곡절은 결국 이 앨범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무사히 검수를 통과하고 앨범이 공개된 순간,

그동안의 긴장이 녹아내리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 밀려왔다.


이번 앨범은 단순한 음악의 모음이 아니다.

하나님의 숨결인 '루아흐(Ruach)'가 인간에게 불어넣은 첫 숨이자,

지금도 우리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본질임을 깨닫는 기록이다.

태초의 어둠 위에 불어온 '창조의 바람'으로 시작해, 고통이 사라진 자리에서 마주하는

'고요 끝의 빛'까지, 모든 곡은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진다.


나는 이번 작업 내내

"주님, 큰 기적보다 작은 숨결로 내게 다시 사랑을 가르치소서"라고 기도했다.

십자가의 숨결이 죽음의 문턱에서 생명이 된 것처럼,

내 안의 무질서와 상처 위에 머물던 그 바람들을 정직하게 소리로 옮겨 담았다.

이것은 나의 음악적 기록이라기보다,

내 안에서 부르신 그분의 숨에 대한 응답이다.


세 번째 발걸음이기에 더욱 성숙해진 깊이를 담고 싶었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존재의 떨림이 기도가 되고,

그 떨림이 바람과 만나 다시 빛이 되는 여정에 집중했다.

이 앨범은 나에게 '결국 해냈다'는 승리의 기록이자,

나의 음악이 도달해야 할 평화의 길을 보여주는 소중한 이정표다.


오래 기다려온 만큼, 오늘 이 행복을 충분히 만끽하고 싶다.

"나는 이 바람 안에서 태어나 그 바람으로 돌아간다"는 고백처럼,

나의 노래가 누군가에게는 고요한 안식이 되고

다시 시작할 생기의 바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바람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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