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커피에 담긴 삶의 정직함
나는 유기화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따라서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가장 정직하고 투명한 '화학적 추출 과정'으로 바라본다.
내가 이 커피에 '희노애락'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밀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한 방울의 추출액 속에, 나는 삶의 모든 감정과 윤리적 선택을 응축한다.
나의 배전도 선택은 맛의 스펙트럼 확보와 화학적 안전이라는 두 가지 윤리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나는 배전도를 항상 미디움(Medium)에서 하이(High) 사이를 기준으로 삼는다.
• 화학적 안전: 고온 배전 시 발생 위험이 높은 아크릴아마이드나 벤조피렌 같은 유해 물질의 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이 배전도를 선택하는 것이다. 건강을 무시하는 비윤리적인 상업주의에 대한 지적인 노여움(怒)을 이 과학적 통제로 극복한다.
• 복합적인 향미: 나는 커피 원두를 태우지 않으므로, 불쾌하고 텁텁한 아주 쓴맛은 발생하지 않는다. 단맛, 신맛, 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쓴맛이 조화롭게 존재한다.
나의 추출은 유효 성분에 대한 정확한 화학적 이해에서 시작된다. 커피 성분은 추출 순서에 따라 신맛 - 단맛 - 쓴맛 순으로 녹아 나오는데, 이는 바로 분자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 화학적 순서: 신맛을 내는 유기산은 분자량이 가장 작아 물에 가장 빠르게 용해된다. 그다음으로 단맛을 내는 당(Sugar) 성분이 추출되며, 쓴맛을 유발하는 고분자 물질과 섬유질은 분자량이 가장 커서 가장 늦게 추출된다.
• 윤리적 차단: 일반적인 커피의 끝맛은 유효 성분과 무관한 섬유질의 잔여물에서 비롯된 텁텁한 쓴맛일 뿐이다. 나는 이 불필요한 맛의 추출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50g의 원두를 사용하여 총 100g의 에센스를 추출하는 1대 2 방식을 고수한다. 이는 진정한 향미가 절정에 달했을 때 추출을 멈추는 화학적 선택이다.
나의 추출은 가장 빠르게 녹아 나오는 분자에서 시작되는 희열과, 화학적 안전을 지키려는 노여움의 통제로 이루어진다.
• 喜 (기쁨): 신맛의 상큼함:
근원: 분자량이 가장 작은 신맛(유기산)이 가장 먼저 추출되어 나오는, 그 순간적인 상큼함이야말로 삶의 시작과 같은 순수한 기쁨이다. 나의 1대 2 추출은 이 기쁨의 성분을 최대한 응축한다.
• 怒 (노여움): 화학적 윤리:
철학: 고온 배전 시 발생 위험이 높은 아크릴아마이드, 벤조피렌 같은 유해 물질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미디움에서 하이 사이의 배전도를 선택한다. 건강을 위협하는 상업주의에 대한 지적인 노여움을 이 과학적 통제로 극복한다.
4. 애(哀)와 락(樂): 깊이의 포용과 완성의 즐거움
나의 추출은 삶의 복합적인 깊이를 받아들이는 슬픔(애)과, 완벽한 균형을 찾아가는 즐거움(락)으로 이어진다.
• 哀 (슬픔): 복합적인 향미의 조화:
정의: 슬픔은 단순히 고통스러운 쓴맛이 아니다. 신맛의 기쁨, 단맛의 즐거움, 통제된 쓴맛이 모두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복합적이고 깊은 향미야말로 슬픔이다. 나는 섬유질의 쓴맛이 아닌 이 모든 맛이 조화로울 때 추출을 완료함으로써, 삶의 모든 감정이 섞여 만들어지는 깊이를 한 잔에 담아낸다.
• 樂 (즐거움): 단맛의 극대화:
과정: 추출 후 100g의 리스트레토 원액을 스월링(Swirling)을 통해 공기와 접촉시켜 단맛을 극대화한다. 이는 곧 통제된 과정이 선사하는 가장 순수한 즐거움이다. 단맛이 극대화된 에센스에 물을 가수하여 최종 용량 300g으로 맞춘다.
그리고 잔에 옮겨 완성한다.
드립이 끝난 뒤, 이 공간에는 오직 내가 의도하고 통제한 순수한 커피의 향만이 남는다. 나는 희노애락이라는 삶의 모든 감정 속에서도, 이 커피를 통해 매일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삶의 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