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을 벼랑 끝으로 모는 이중 금리의 역설
경제 시스템을 지배하는 것은 파동의 패턴이지만, 그 고통의 분배를 결정하는 것은 이익 구조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환율 급등의 벼랑과 사상 최대 가계부채의 벼랑 사이에 서 있다. 더욱이, 일본의 제로 금리 정책 폐지와 그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은 이 환율 위기를 극단으로 몰고 있다.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국가가 금리를 인상하는 순간, 그 충격은 곧바로 가계부채 이자 부담으로 직결된다.
이 딜레마의 고통은 주로 30대에서 50대의 생산 및 소비 주체들에게 집중되며, 이들은 국가 경제의 방패를 드는 대가로 파산을 강요받는다.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기준금리 인상 시 발생하는 금융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이다.
은행은 기준금리가 오를 때, 대출 금리는 즉각적이고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반면, 예금 금리는 미온적이고 느리게 올리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댄다. 이는 명백한 구조적 불공정이자 착취이다.
은행은 가계가 계속 가난해지고 상환 여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를 무한히 높여 이자 수익인 예대마진을 역대급으로 극대화하며 역대 최대의 당기순이익(최근 몇 년간 18조 원 이상)을 내고 있다.
이 시스템은 모든 리스크를 개인이 떠안게 하고, 이익은 금융기관이 독점하는 파동의 배신을 조장한다.
국가는 즉시 은행의 탐욕을 통제해야 한다.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간의 차이(예대마진)를 법적으로 줄이거나 상한선을 설정하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 조치는 은행이 개인의 고통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중단시키고, 시스템의 불균형을 즉시 해소하는 구조적 해법이다.
이 금융-가계부채 딜레마를 해결할 근본적인 처방은 예대마진 규제와 함께 유동성 공급이라는 두 축에서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왜 국가는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거대한 개입을 외면하고 침묵하는가?
문제의 핵심은 정치가 기업 기득권의 편에 서서 시스템 개혁을 방치하고, 개인의 생존권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데 있다.
첫째, 개인의 생존 여력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2022년 기준 최저 생계비는 240만 원인 반면, 2025년 기준 최저 임금은 세후 약 189만 원에 불과하다. 이 51만 원의 갭은 국가가 개인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여력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 상태에서 금리 충격이 오면, 개인의 몰락은 시스템에 의해 예정된 수순이 된다.
둘째, 사내 유보금 과세는 유동성 공급의 의무이다.
수많은 기업이 사상 최대의 현금을 벌면서도, 이를 투자나 임금 인상 대신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 일반 법인의 사내 유보금은 약 2,800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이며, 이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시장에 갇혀 있다.
국가는 금리 인상으로 가계를 쥐어짜는 대신, 이 갇힌 유보금을 시장에 강제로 순환시켜 부채 압력을 분산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국가는 즉시 행동해야 한다. 사내 유보금을 최대한 쌓아 놓고 있는 기업들에게 세금을 최대한 걷어내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이 조치는 시장에 강제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채 압력을 분산시켜, 기업의 현금이 성장의 선순환으로 돌아가도록 유도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이성적인 구조 개선책이 될 것이다.
우리의 시스템 철학은 파동의 종말이 사인파에 수렴한다는 진리를 믿고 개인의 생존을 도모한다. 하지만 이 현실의 파동은 일본의 제로 금리 폐지와 국가의 방치라는 중력을 만나 극단의 비이성으로 치닫고 있다.
엔캐리 청산은 한국 시장에 유동성 축소와 환율 급등이라는 치명적인 충격을 가할 것이며, 이는 여력을 잃은 개인이 강제 청산당하는 연쇄 작용을 일으켜 한국 주식 시장은 완전히 폭락할 수 있다.
개인이 이성적인 규칙을 통해 시장의 바닥을 잡으려는 노력을 하기 전에, 국가와 기득권층은 먼저 이성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예대마진 규제와 유보금 과세라는 두 가지 구조적 방패를 마련하여 불균형을 해소하고 파동의 낙폭을 연착륙시켜야 한다.
개인의 생존과 국가 경제의 안녕은 이제 '구조 개혁'이라는 국가의 이성적인 행동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