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공명

같은 곳을 바라보는 시선들에게

by 박온유

나의 브런치에는 소리 없는, 그러나 묵직한 공감들이 머물다 간다.


글 끝에 남겨진 라이킷의 명단을 하나하나 마주하다 보면, 때때로 경이로운 마음이 든다.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의 독자를 거느린 이들의 흔적이 내 문장 위에 조용히 얹혀 있기 때문이다.


그 흔적을 따라 그들이 일궈놓은 공간들을 방문해 보았다.

그곳에서 느낀 것은 우리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듯해도, 결국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강한 동질감이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문장의 뼈대를 세우고 맥락의 흐름을 지켜내려 애쓰는 마음들이, 내 글에 머물며 소중한 공감을 남겨준 것이라 믿는다.


나의 고백과 사유의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닌, 깊은 울림으로 닿았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


남겨진 흔적들은 내게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나 또한 그 진실을 함께 보고 있다"는 무언의 끄덕임이자, 문장을 통해 이어지는 깊은 이해의 손짓이었다.


잠시 머물며 마음을 나누는 지금의 인연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하지만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조금 더 가까이 나란히 걸어가 보는 건 어떨까.


구독이라는 연결은 서로의 문장을 지탱해 주고, 이 사유의 길을 외롭지 않게 만드는 단단한 약속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글을 알아보고 소중한 흔적을 남겨 준 그 따뜻한 시선들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우리가 함께 이 길을 걸어간다면, 우리가 원하는 그 조금이라도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이 좀 더 빨리 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서시 - 박온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