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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레몬 Feb 28. 2024

먼저 나대지 않고 물어볼게요.

[*직장적응기 ~오늘도 집에 가고 싶습니다 :설치지 말자]

 옆팀에서 큰 행사가 있었다. 3시간의 행사가 끝난 후 강당에는 마시다 만 물통, 놓고 간 쇼핑백과 전단지, 의자 200개로 흐트러져있었다.


아무도 없는 행사장에는 한 여직원이 혼자 분주히 정리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번 행사를 준비하느라고 한 달 동안 고생했던 담당자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 여직원을 도왔다. 15분 후 나는 다음 일정이 있어  담당자에게 목례하고는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오후에 낮 행사를 담당했던 여직원이 내게 와 인사를 했다.

"오늘 정리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평소에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진짜 고마웠나 보다.  

"아니에요. 저도 다음 일정이 있어서 끝까지 못 도와 드렸는대요 뭘.." 내 말에  여직원은 손사례를 치며 말했다. "오늘 너무 힘들었는데 큰 힘이 되었어요." 그러면서 고개를 내쪽으로 숙이며 작게 속삭였다. 


 "제가 83년생에요. 저희 팀은 팀장님, 저 빼고는 모두 90년대 생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도와달라고 하기 전에는 남의 일에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아요." 그리고는 진지한 얼굴을 하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를 싫어하거나 일을 하기 싫어서는 아닌 것 같아요. 도와달라고 하면 또 흔쾌히 도와주더라고요." 그러고는 비타민 음료수를 하나 건네어주고는 미소로 인사하며 돌아갔다.


우리의 대화를 살짝 엿듣던 내 짝이  "참 요즘 MZ들은 어렵네"라고 말했다.


나는 똑똑한 MZ세대들 직원들이 그렇게 행동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한 명만 그런 게 아니고 집단적인 특징이라면 더더욱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의 세대에게 아침 같은 경우 '도와드릴까요?'라는 질문을 했다면  "뭘 물어! 보면 몰라. 빨리 해!"라고 대답할듯한 투박한 세대이다.


도와달라는 SOS요청한 동료의 일을 흔쾌히 도와주는 MZ들의 방식이 합리적일 수 있다.


오전의 일은 동료가 힘들었을 때 내가 나서서 도와 천만다행이었다.

다양한 사고의 시대이다


누구는 큰 행사의 대미를 혼자 므흣해하며 정리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묻지 않고 도울 때 '왜 끝날 때 껴서 나의 공을 뺐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나는 오늘 왜 상대에게 묻지 않고 무조건 도왔을까?'


나대지 말고 물었어야 했다


우린 다양한 세대와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도움이 선함일 수는 없으며 각자의 기준과 바운더리도 다르다.


  '참 요즘 MZ들은 어렵네'라고 생각은

아마도 나와 다른 방식의 생각들이 불편한 것이다.


'예민"이 아님 '섬세함'이다.

 '개인주의'가 아닌 '독립심'이다.


섬세하고 독립적인 그들이 우리의 미래이다.

청년들의 소통 방식이 이 시대에

합리적이라면 나는 그들의 방식을 존중하려고 한다.


우리의 모든 선택이 늘 옳지 않았다!

그들에게 물어야 한다.


어떤 답을 고르던

틀린 답은 없다.

(가보지 않은 길을 우린 알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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