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되다.
시골 친정아버지로부터 카톡이 왔다. 둘째 딸아이의 취학통지서가 나왔다는 말과 함께 몇 가지 서류를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해외에 살고 있지만 시골 친정집으로 주소이전을 해 놓은 상태이기에 아이들의 취학 통지서나 각종 공과금 통지서 등이 친정집으로 발송이 되고 있다. )
입학해야 할 학교에서는 해외에서 지내고 있다는 서류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의 재학증명서를 요구했다.
아직도 아기 같기만 한 둘째가 이렇게 커서 초등학생이 된다니. 화살처럼 지나가는 세월의 흔적을 둘째의 취학통지서로 실감하고 있다.
사실 둘째 딸아이는 작년 9월에 이미 프랑스학교 초등학생이 되었다. 여름에 새 학기가 시작되는 국제학교의 특징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초등학생이 되었다는 사실보다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 했던 점이 더 컸기 때문이다.
뭄바이 프랑스 학교에서 델리 프랑스 학교로 전학 온 지 6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한 학기 성적표를 받았고, 한 번의 학부모 면담이 있었다. 새롭기만 했던 학교 생활은 이제 규칙적인 생활이 되었고, 어렵던 프렌치 숙제는 이제 아이 스스로 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는 친한 친구가 생겼다.
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초등학교 1학년의 6개월. 이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보냈을까?
지난번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 중에 선생님은 이런 말을 했다.
“부모님이 프랑스어를 못하는 게 오히려 더 좋은 일이에요. 아이들 스스로 하잖아요. 그게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요.”
매번 선생님과의 면담 중에 난 같은 말을 했다. 내가 프랑스어를 못하기 때문에 가르쳐 줄 수가 없다고. 그래서 스스로 하도록 하고 있으며 모르는 것은 구글 번역기를 사용한다고.
항상 같은 대답을 들었다. 그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오히려 그게 더 좋은 환경이라고.
취학통지서를 받은 부모의 마음은 아마도 걱정과 불안, 조바심일 것이다. 아직도 아기 같기만 한 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잘 다닐 수 있을지. 학습을 잘 따라가긴 할런 지.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1월이 되면 초등 입학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한국보다 6개월 빨리 초등학생이 된 둘째는 초반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프랑스어와 영어 수업이 50대 50인 이곳에서 영어로 과학을 배우고,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힘들어했다.(뭄바이에서는 영어보다 프랑스어 비중이 더 컸으며 프랑스어로 의사소통했었다.) 심지어 영어 시간에 선생님께 대놓고 너무 피곤하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다행히도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친구들과도 프랑스어보다 영어로 대화하며 논다. 아이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큰 아이 7살, 둘째 5살에 시작한 프랑스 교육.
이제 두 아이 모두 초등학생이 되었다.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 아이들 역시 한국 아이들에 비해 느리고, 모르는 게 많다. 호기롭게 프랑스학교를 선택해 아이들이 다니고 있지만 결과가 어떨지 자신할 수 없다. 하지만 비교할 대상이 없다는 것은 꽤 좋은 것 같다.
같은 반 친구가 어느 나라 아이인지,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관심조차 없는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난 관심과 무관심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며 초등학교 학부형 노릇을 하고 있다.
이 아이들과 엄마의 아야기를 다시 기록해보고자 한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현재의 기록은 언제나 올바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