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프렌드의 부작용.

아들의 눈물

by 선량


아이들은 금요일을 가장 좋아한다. 일찍 끝나는 날이기도 하고, 점심 먹은 후엔 방과 후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말이라는 느긋한 마음도 한몫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큰아이는 베스트 프렌드인 라파엘과 플레이 데이트를 했다. 우리 집에서, 그 아이의 집에서. 매주 번갈아가며 놀았다.


이번 주엔 서로 말이 없었다. 나 역시 이번 주엔 오후에 아이들을 데리고 쇼핑몰에 갈 생각이었다. 다음 주 목요일부터 중간 방학을 시작하기 때문에 방학하고 많이 놀면 된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가니 일본인 친구의 아빠가 보였다. 우리 학교에서 유일한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은 약간의 동지애가 있다.(비록 일본과의 관계가 나쁠지라도).

서로 만나 인사를 한 후 안부를 묻다가 코로나 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이 점점 심각해진다 말하니, 일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다른 일본인 친구는 본국으로 휴가를 가야 하는데 망설이고 있다면서.

서로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큰아이가 저쪽에서 걸어왔다. 그러더니 내 옷을 잡아끌었다.

“엄마~ 엄마~”

마리꼬 아빠와 대화를 하느라 아이의 당김을 모른척했다.

“엄마~ 라파엘이 떠난데.... 흑...”

그제야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뭐라고? 떠난다고? 언제? 이렇게 갑자기?”

“내일 떠난대. 흐흐흑”

“그런 말 없었는데?”

아이의 눈에선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일그러진 얼굴을 내 가슴에 파묻었다.

“아휴, 어쩌니. 베스트 프렌드인데.

정말 속상하겠다.”

아이의 등을 토닥여 주며 애써 위로를 했다.

“방학 때 같이 쏘닉 영화 보러 가고 싶었는데 그것도 못하게 됐어.”

“그러게. 어떡하지? 다른 친구를 찾아봐야지 뭐.”

“싫어. 난 라파엘이 제일 좋단 말이야.”

“이상하네. 이렇게 갑자기 갈 리가 없는데. 라파엘 엄마도 아무 말 없었어. 그런데 어디로 간데?”

“두 나라를 여행한데. 한 곳은 네팔. 한 곳은 모르겠어.”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여행을 간다는 말이지? 아예 가는

게 아니라, 여행 갔다 온다는 말이지?”

“응.... 흐흐흑.”

헐......


라파엘은 방학 동안 여행을 갔다가 개학날 온다고 했다. 내 아이는 방학 동안 친구와 못 놀게 되어 그게 너무 슬프다고 울었다. 난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트렸다.


방과 후 선생님이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죄송한데, 지안이가 왜 우는 건가요? 아까부터 계속 울고 있어요. 무슨 일 있는 건가요?”

난 웃으며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다. 그 선생님은

호호호 웃었다.


“라파엘도 여행 가는걸 오늘 알았대. 그래서 서로 포옹을 꼭 하고 헤어졌어.”

“라파엘은 안 울었어?”

“표정은 울 것 같았는데 안 울고 갔어.”

“그래. 참 다행이구나.......”




좋은 친구 딱 하나만 있으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부작용이 있다.

베스트 프렌드 딱 한 명 보다는 삼총사가 더 좋은 것 같다.

그러면 좀 덜 슬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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