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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ul 25. 2020

남편은 매일 데이트를 나갑니다.

인문학은 모르지만, 행복하고 싶어서

여러분은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그럴 때마다 한국 드라마를 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웃고, 울다 보면 우울했던 마음이 풀립니다. 

요즘은 유튜브로 싹쓰리(놀면 뭐하니?) 영상을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있어요.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남편은 요즘(재택근무 중) 하루에    밖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바로 자기 자신과의 데이트를 위해서입니다. 



남편이  밖으로 산책을 가기 시작한 것은 뭄바이에  때부터였어요. 일이 힘들어서였는지, 2시간 가까이 되는 출퇴근 시간에 지쳐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이유도 없이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어요. 그러면 어김없이  밖으로 나가 주위를 걸어 다녔어요.  주변에 나무도 많고 새들도 많았거든요. 

 주위를 걸어 다니면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나무를 보다 보면 마음이 평안해진대요. 



그런데 사실,  당시엔 남편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가족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인지,  자꾸만 혼자 있으려고 하는 것인지,  집이 아닌 곳에서 마음을 위로하려고 하는 것인지..... 속상하고 서운했습니다. 



그를 진심으로 이해할  있었던 것은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에서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개념을 알게  후였어요. 


“아티스트 웨이” 책은 자신 안의 창조성을 일깨우고 회복시키는 내용의 책입니다. 12 과정으로 매주 주어진 과제를 하면서 자신 안의 어린 아티스트를 만나고 창조성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 에요. 


모닝 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페이지  보는 것입니다. 문법이나 문장 구성, 내용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다시 보면 안 된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반복적 퇴고를 지향하는 글쓰기”와는 완연히 다른 개념이죠. 


아티스트 데이트는 바로, 자기 내면의 어린 아티스트와 데이트를 하는 것입니다. 즉, 혼자만의 시간을 마련해 자신과 데이트하며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책에서는 다른 과제는 못하더라도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는  하라고 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인생의 궤적이 바뀔 거라고 말합니다  




남편은  책을 읽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주 우연히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내면 아이를 만나는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금씩 변했어요. 불안해 보이던 눈빛은 평온해졌고, 업무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겨내고 있습니다. 

(이게 재택근무 덕분인지도 모르겠어요. 한 가지 확실한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량은 많고, 오히려 밤과  구분 없이 일을 합니다.)



지금은 하루 세 번, 데이트를 나갑니다. 이제는 남편이 집을 나가면  다녀오라고 말하고 있어요. 새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끼고, 나무들과 소통하면서 그의 작은 내면 아이가 마음껏 기뻐하기를 바라면서요. 


그의 아티스트 데이트는 재택근무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다시 회사에 가더라도 시간을 내어 산책을 나갈  같네요. 자기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뭔지 알았으니까요. 



by goodness _산책 (아티스트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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