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인도에서 사는 가족 이야기
인도 전 지역 럭 다운이 된 이후, 우리 가족은 집에 콕 쳐 밖혀 살았다. 남편은 아침, 저녁으로 동네를 산책했지만, 나와 아이들은 그마저도 하지 않은 채 정말 집에만 있었다.
힘들다는 생각도 잠시, 이내 그 생활이 익숙해져 버렸다. 날이 더워서 마스크를 쓰고 산책을 하면 숨이 막히기도 했고, 집이 가장 안전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몇 번 한국으로 돌아가는 특별기가 떴다는 소식이 돌았지만, 우리에겐 해당되지 않은 말이었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남아있는 한국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생필품과 식재로는 마트에 배달을 시켰고, 한인 식당과 베이커리에 한 번씩 주문을 해 먹을거리를 사 먹기도 했다.
럭 다운이 끝나면서 가게들이 다시 오픈을 하고, 아마존에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인도의 확진자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무엇을 위한 럭 다운이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요즘도 뉴델리는 날마다 천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씩 외출을 감행한다.
언제까지 집에서만 지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이왕 이런 코로나 시대를 살아야 한다면 지혜롭게 대처하며 지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토요일마다 근처 공원으로 가서 걷고, 달리고 있다. 사람들은 거의 오지 않는다. 넓은 공원엔 우리들 뿐이다. 아니, 다람쥐와 새들과 공작새가 놀고 있다. 가끔 인도에만 사는 몽구스가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지난주에도 공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렸다. 몇 달 전부터 피자가 먹고 싶다는 아이들을 위해 테이크 아웃을 해오기로 했다. 남편이 피자를 사러 가게로 간 사이에 나와 아이들은 차에 남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고민이 되었다. 카페에 가는 일이 위험할지, 아닐지 확신할 수 없었다. 카페 안에는 손님도 몇 명 앉아 있었다.
3월 이후로 카페에 가지 못했다. 집에서 매일 마시는 커피도 아메리카노 맛이 나긴 하지만, 카페 분위기가 나지 않는 거실에서 홀짝이는 커피는 아무런 맛이 없다.
고민하다 카페로 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대기선이 1m 간격으로 표시되어 있었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한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나는 잠시 고민을 했다. 5개월 만에 온 카페인데,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게 왠지 아깝게 느껴졌다.
고민하다 아이스 라떼를 시켰다.
드디어 나온 아이스 라떼를 손으로 받아 들었다.
차가운 플라스틱 컵의 느낌이 두 손 가득 퍼졌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시원함인지..…
아이스 라떼를 들고 습하고 뜨거운 공기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행복감이 밀려왔다.
아이스 라떼를 한 모금 입에 넣고 한참을 머금고 있었다. 목으로 넘기기가 좀 아까웠다.
차로 되돌아오니, 아이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곤 내가 사 온 커피에 눈독을 들였다. 한 번만 마셔보자는 아이들의 요구를 뿌리치지 못하고 딱 한 모금씩만 마시게 허락해 주었다.
내가 느낀 이 행복감을 아이들도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껴먹겠다고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하던 아이스 라떼를 아이들 때문에 벌컥벌컥 마셔야 했다. 자꾸만 한 입만 달라고 해서.....
우리는 이렇게 일상의 기지개를 조금씩 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