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인도 사는 가족 _ 이 시국에 충치라니!

인도에 사는 여행자 노트

by 선량

분명히 올 초에 치과에 다녀온 것 같은데, 아이가 이가 아프다고 울상이다. 온종일 집에서 지내며 과자를 끊임없이 먹고, 양치는 제대로 안 한 결과임이 뻔해 보였다. 왜 매번 양치 좀 제대로 말해도 안 하는 것일까?

충치가 생겨 이가 아파봐야 그제야 양치의 중요성을 깨닫는 모습이라니……몸이 아파 병원에 간 후에야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후회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어찌나 비슷한지.

나 역시 허리가 아프면서도 운동을 제대로 안 하고 있으니, 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니다.


웬만하면 치과에 가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 하고 입을 벌린 아이의 이를 보니, 다음으로 미루면 분명 후회할 게 눈에 선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국에 치과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두려웠다.


먼저, 어느 치과에 가야 하는지가 가장 고민이었다. 집 근처엔 유명한 큰 치과가 하나, 크진 않지만 그전에 다녔던 치과가 하나, 집에서 가깝지만 아주 작은 치과가 하나 있다. 가장 크고 좋은 치과에 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작더라도 집에서 가까운 곳을 가는 게 맞을까? 결국 우리는, 작지만 가까운 치과를 선택했다. 병원이 크면 당연히 환자가 많을 것이고, 환자가 많으면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치과는 운영을 하고 있었다. 인도 럭다운 이후, 운영을 하지 않는 식당이나 가게가 많았기에 미리 연락을 하지 않고 갔다가 다시 되돌아온 경우가 몇 번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첫째 아이도 치아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작년에 레진으로 때워 놓은 곳이 뻥 뚫려 있었다. 헐…

할 수 없이 두 녀석을 모두 데리고 집 근처 치과로 향했다.



치과는 생각보다 더 작았다. 3층짜리 단독주택 건물 1층에 위치한 치과에는 치과 체어가 달랑 하나 놓여 있었고, 직원은 아무도 없었으며, 중년의 여자 의사 선생님이 혼자 모든 일을 하고 있었다. 순간 덜컥 겁이 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미 큰아이가 체어에 누워 있었다.

그 의사 선생님은 혼자서도 능숙하게 드릴로 썩은 부위를 갈아내고, 물을 뿌리고, 썩션을 했다. 원래부터 직원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시국이기에 혼자 일을 하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나마 안심이 되었던 것은, 우리 말고는 환자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체어 달랑 하나, 좁은 대기실



그 후 두 번 더 다시 가야 했다. 갈 때마다 의사 선생님은 혼자였고, 혼자서 모든 일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두 아이는 울지도 않고 치료를 잘 받았다. 그리고 걱정했던 코로나 증상도 없다. 크고 좋은 병원 말고 아주 작은 이 병원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큰 것보다 작은 게 더 좋을 때도 있는 법이다.


이제 제발 잔소리하지 않아도 양치 좀 잘했으면.

아니, 과자를 아예 사주지 말아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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