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그린패스를 도입한 이탈리아, 그린패스가 없는 나

삶은 여행

by 선량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연일 시끄럽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전 세계로 퍼져갔다. "세계는 하나"라는 말이 이렇게 실감 나긴 또 오랜만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런 폭풍 전야 같은 상황에서, 밀라노 현지 모습은 과연 어떨까?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접종률이 높은 편이다. 코로나 초기, 이탈리아는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나라 중 하나이다. 그렇다 보니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좀 더 적극적인 방역을 시행하는 것 같다.

높은 접종률과 함께 위드 코로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자는 고공행진 중이다.

12월 9일 자 하루 확진자 17,0946명, 사망자 86명이 집계되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높은 확진자 수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그린 패스를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고, 코로나에 걸렸다 회복되면 그린 패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역이용하여 "코로나 파티"를 하는 정신 나간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밀라노 현지의 모습은 여전히 평화롭다.

이른 아침 카페에는 여전히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식당엔 사람들이 넘친다. 지난주에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할인 행사로 쇼핑몰마다 사람이 넘쳐났다. 밀라노 유명 관광지역에도 여전히 사람이 많고, 12월 첫째 주에 있었던 휴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났다. 이들의 초긍정적인 모습이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야단법석 떨지 않고 일상을 이어가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연과 함께 이탈리아 정부는 강력한 그린 패스를 도입하고야 말았다.


이탈리아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용이하다. 버스와 트램, 지하철이 잘 연결되어 있다. 지하철 역에서 교통 티켓을 판매하지만, 따로 확인하지 않아 무임승차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린 패스 영역을 대중교통으로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과연 그게 제대로 시행될까 의구심이 들었다.



12월 8일 자 뉴스에 의하면 그린 패스 없이 버스를 탄 시민에게 과태료 400유로(약 53만 원)를 부과했다고 한다. "슈퍼 그린 패스" 도입 첫날에는 12만 명을 단속했고, 앞으로도 그린 패스 불시 검사를 강화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처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하철로 회사에 출근하는 남편 말에 의하면 지하철역 개찰구 앞에서 그린 패스를 확인하고 있었다고 한다.



뉴델리에서 1차 접종, 한국에서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나는 아직 그린 패스를 아직 발급받지 못했다. 필요한 경우엔 영문 접종확인서를 들고 다니며 입장하거나 한인 식당에 출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슈퍼그린 패스 도입 이후 그것도 힘들게 되었다.

한국의 백신 프로그램인 COOV가 해외에서도 사용 가능하면 참 좋으련만, 아직 국가 간 상호전환이 안 되는 모양이다. 세계가 하나라면 백신 패스도 하나로 통일하면 안 될까?


해외에서 접종을 했더라도 그린 패스를 발급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주한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세금납부 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또 현지에서 다시 신청을 해야 하는 등,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 회사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하고 있는 남편은 진작에 그린 패스를 받았다.

그린 패스를 받지 못한 나는 이제, 대중교통도 이용하지 못하고, 식당에도 가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슈퍼 그린 패스는 1월 중순까지 시행되고 추후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다시 수정될 예정이라고 하니 지켜보는 수밖에.



인도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리 가족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그때는 백신을 맞기 전이었다.

한국에서 지낼 때도, 밀라노에서 지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다행"을 백신 덕분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자발적 사회적 격리"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외식을 거의 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지 않으며, 밖에선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는, "자발적 사회적 격리"가 가장 뛰어난 방역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다 "사회적 외톨이"가 될 수도 있지만, 다행히 나에겐 sns가 있으니까!



백신이 코로나의 해결책이라고 믿지 않는다. 백신 패스를 도입하고, 백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떠드는 걸 보면서 "음모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분명 누군가는 코로나 세상에서 개이득을 보고 있을 거라."라고 상상하는 건 나뿐일까?


그럼에도 이탈리아에서 백신 부스터 샷을 접종할 경우 그린 패스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부스터 샷을 맞을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도 지하철은 타고 다녀야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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