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최근에 어느 sns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김치나 라면, 치킨이 아닌 바로 커피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걸 읽고 있던 시간, 나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이른 아침, 두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가다 보면 바람을 타고 코끝으로 달려드는 커피 향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커피의 유혹보다 학교에 지각하지 않는 게 우선이라서 커피의 유혹을 뿌리치고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부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부럽다.
사실 커피의 유래는 에티오피아와 예멘이다. 특히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동굴에서 수행을 하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기력이 다해가고 있었는데, 커피 열매를 따 먹은 후 기력을 회복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커피를 몸속에 넣고 죽는 자는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팽배해져서 무슬림이라면 모두 마셔야 하는 '이슬람의 음료'처럼 되었다고 한다. (출처 : 커피 인문학)
커피의 시작은 이탈리아와 매우 멀지만, 유럽 최초의 커피 하우스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문을 열었다.
1933년에는 레나토 비알레티(Renato Bialett)가 가정에서도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도록 모카포트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모든 가정에서 사용하는 국민 모카포트가 되었다. 일주일에 두 번 서는 시장에도 귀여운 모카포트가 주렁주렁 걸려있다.
나 역시 잠시 지내고 있는 숙소에 모카포트가 구비되어 있어서 아침마다 모카포트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탈리아에도 커피 자판기가 있다. 각 지하철 역마다 자판기가 구비되어 있고, 길에서도 자판기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자판기와 조금 다른게 있다면 바로, 자판기 커피도 원두 커피라는 점이다.
신기한 것은 바로 인삼 커피인데, 커피에 인삼이 들어가있다고 한다. 어떤 맛인지 아직 마셔보진 못했지만, 왠지 몸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탈리아에서 말하는 커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메리카노가 아닌 에스프레소이다. 또한 카푸치노를 시키면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이 잔뜩 올려진 커피가 나오는데, 우리나라처럼 시나몬 가루는 뿌려져있지 않다.
아주 작은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천천히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 혼자 조급해지곤 한다.
이탈리아 나폴리에는 "카페 소스페소 (caffe sospeso)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말로 하면 '보류된 커피'라고 한다.
선불 개념이 없는 이탈리아에서는 여러 사람이 우르르 몰려가 커피를 마시다 인원수보다 더 많은 커피 값을 계산하곤 하는데, 이렇게 커피 값이 남게 되면 다음 손님에게 넘겨주는 문화라고 한다. 그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기분이 좋을 때 커피 하나를 더 계산해서 누군지 모를 다음 사람에게 커피를 대접한다고 한다. 그러면 웨이터가 '카페 소스페소 하나'라고 써 붙이고, 다음에 들어오는 행운의 손님은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출처 : 이탈리아의 사생활)
커피의 시작은 다른 곳이지만, 커피에 사용되는 용어는 모두 이탈리아어이다.
이탈리아 말로 커피는 카페이고, 우유는 라떼이다.
cappuccino가 카푸끼노가 아니라 카푸치노인 이유,
Macchiato가 마치아또가 아니라 마끼아또인 이유,
모두 이탈리아어이기 때문이다.
"Prendiamo un caffè?"
“커피 한잔 할까요?"
언젠가는 이탈리아 친구와 함께 야외 카페에 앉아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이탈리아 말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언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