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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Apr 05. 2024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4

2024 온유의 매일필사 

그가 슬쩍 긴장을 푸는 것을 보고 그녀는 순간적으로 그가 증오스러웠다. 로제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 모든 것이 감정적인 위기일 뿐이고 자신은 여전히 폴의 애인, 그녀의 진짜 애인, 그녀의 남자가 아닌가. 
그는 줄곧 꿈을 꾸고 있었다. 다만 그의 모든 꿈들은 폴을 향해 출발해서, 요동치는 강들이 고요한 바다로 유입되듯이 폴에게로 귀착되었다. 
그녀는 한번 더 그를 품에 안고 그의 슬픔을 받쳐주었다. 이제까지 그의 행복을 받쳐 주었던 것처럼. 그녀는 자신은 결코 느낄 수 없을 듯한 아름다운 고통, 아름다운 슬픔, 그토록 격렬한 슬픔을 느끼는 그가 부러웠다. 

하지만 시몽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 그는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층계를 달려 내려갔다. 마치 기쁨에 뛰노는 사람처럼 달리고 있었다. 그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문을 닫고 거기에 몸을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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