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키워본 초보 엄마의 이야기
#1
24년 6월 그날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아마 출산을 경험한 대다수의 여성이 그러할 텐데 처음 아기를 안아보는 순간 솔직히 무서웠다. 왜? 안으면 부서질 것 같은 이 핏덩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간 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강아지가 3마리나 있는데 애개육아가 가능할지, 남편에게 육아를 분담하라는데 뭘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등등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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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을 키워보니 이 정도의 과정이라면 교육과정에 육아 과목을 넣어주고 실습도 시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우리 집 나은이(엄마 강아지)가 가정에서 출산을 하고 양육하는 모습을 보며 '아 엄마가 되니 다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5마리를 배에 품고 양육한 나은이가 존경스러울 정도이다. 교육과정 중에 배웠더라면 초보 엄마와 아빠가 경험하는 불안, 걱정과 육아로 인한 부부싸움을 절반은 줄일 수 있을 것 같고, 비약일지 모르지만 이혼율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기는 품고 낳아보지 않고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선물해 준다. 정말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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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품는 순간부터 여자는 모성애라는 영역에 불이 켜진다. 극심한 입덧과 저조한 컨디션의 임신초기에는 모성애 영역에 불만 켜질 뿐 별다른 변화는 없지만 임신중기부터 나날이 커져가는 모성애는 아기를 낳고 품에 안는 순간 폭발한다. 아이가 태어난 날로부터 엄마로 다시 태어난다는 말처럼 온 신경이 아이에게 집중된다. 신생아는 3시간마다 하루 8번 수유를 해야 하고, 기저귀는 10번 이상 갈고, 아기는 스스로 잠자는 법조차 몰라 재워주다 보면 어느새 '나'는 자연스레 저 멀리 뒷배경으로 물러나고 잊힌다. 심리학에 비유하자면 잠재의식이나 전의식 정도로 물러나있다가 생존에 비상등이 켜지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정도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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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나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새까만 눈동자를 빤히 보고 있노라면, 날 보고 웃어주는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나를 "엄마"라고 불러주는 목소리를 듣노라면 나는 생존만 하는 존재여도 괜찮다. 다 괜찮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선물이니.
#3
다시 이 모든 과정을 하라고 해도 한다!
정말이다. 아마 90% 이상의 엄마는 이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것 같다. 출산의 고통은 정말 다시 겪고 싶지 않지만 그 이후의 삶이 출산의 고통을 상쇄해 준다. 의도치 않게 잊힌 고통으로 둘째를 가지는 모험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4
기대하지 마라!
이건 남편에 대한 생각이다. 아 우리 남편을 콕 집어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 '남편'이라는 역할을 의미한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 육아는 남편과 아내가 함께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막상 그렇지 않은 집이 주변에 많다. 나도 마찬가지. 초보 엄마는 매 순간 닥쳐오는 일들을 쳐내기 바쁘다. 그러니 모두를 위해 남편에게 기대를 하지 말고 지시를 하는 편이 낫다.
#5
응원한다!
지금까지의 삶도 잘 살아왔지만 앞으로 아이와 강아지 3마리와 함께할 우리 가족의 삶을, 엄마의 역할로 잠시 작아진 나를 다시 찾아갈 삶을!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엄마와 아빠의 삶을 응원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