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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튼 May 30. 2021

토니 타키타니

고독은 감옥과 같은 것,


그 여자가 어떻게 남자의 고독 안으로 스며들 수 있었는지. 

고독해도, 외로워도 괜찮았던 그 남자는 어떻게 여자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는지 


어쩌면 홀로 태어나, 홀로 살아가는 것은 대단히 자연스러운 과정일지도 모른다.

즉, 토니가 결코 특별한 인생을 살아오진 않았다는 뜻이다. 


토니 타키타니는 남들과는 어딘가가 다른 반쪽 이름으로 태어났고, 미술에 재능이 있어 일러스트 회사를 거쳐 결혼이라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가,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마치 날개를 어깨에 이고 다니는 듯한 여자 에이코에게 마음이 이끌려,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여자를 사랑하기에, 그의 사치를 이해한다. 어느 날, 토니는 그녀에게 사치를 줄여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고 그 순간 유리잔이 쨍그랑 깨지는 연출이 등장하며 그는 사고로 죽게 된다. 


영화는 마치 책장을 넘기 듯한 연출에 따라 고독했던 토니가, 여자를 알게 되고 처음으로 '함께'라는 기쁨을 알게 되어가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리는 듯하며, 사실상 그가 여자를 잃은 뒤 다시 고독해지는 과정은 비교적 짧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하지만 후자의 과정에 집중해보면 토니가 다시 고독해지는 과정, 다시 그녀의 영혼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왜 그가 자신의 아내를 그리워하지 않고 아내를 대체할 누군가를 찾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의 방에서 울었던 그 여자를 잊지 못하는 것인지. 어쩌면 토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고독한 영혼을 달래줄 다른 영혼에 잠시 기대고 있었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순진하지 못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고독은 잔인하지만, 우리 모두는 고독하도록 태어났다. 

잠시 남들의 몸을 빌려, 그 불안을 넘어 안정이라는 것을 찾을 수는 있지만

영원히 그 굴레 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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