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고품격인 현실도피라니
자료를 정리하다가
밀리의 서재 통계를 보게 됐다.
내가 작년에 읽은 책이 314권이라고.
종이책 빼고 전자책과 오디오북이 이 정도라면
난 독서천재인가…! 하고 거만해지려다 말았다.
아무래도 그냥 호기심에 떠들춰본 것까지 카운팅 해주신 듯.
그래도 독서시간까지 셈해보면 나름 성실한 독서생활을 한 듯하다.
내가 책을 읽는 경우는 셋 중에 하나다.
일 때문에, 일 때문에(일하기 싫어서), 그냥 좋아서.
첫 번째와 세 번째 경우보다는 두 번째 경우, 일하기 싫어 도피성 독서를 하는 경우 느끼는 불편한 기쁨이란. 평양냉면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싫은데 좋은 오묘한 기분.
리스크 있는 이 독서습관을 아직도 끊지 못하고 오늘도 또또 그러고 있다.
신간은 왜 이리 많이 나오고 교보문고의 시그니처 향은 왜 이리 중독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