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일까 수줍음일까 그냥 생각 많음 일까?
늘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면서도 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사연 없는 무덤 없다고 누구나 다 각자의 인생의 위치에서 힘들고 무거운 싸움을 하고 있는데 나의 사연이 하나 더해진다고 좋을 게 있을까.
이건 삶을 살면서 전반적으로 내게 베어진 습관 같은 건데
이런 부분이 신입 시절 회사에 적응할 때는 편했던 것 같다.
나를 드러내지 않고 남을 크게 궁금해하지 않아 이상한 뒷말도 들을 필요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회사란, 그리고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아무리 나 혼자 도도한다 한들 뒷말이 없진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자주 듣는 질문이 나를 이렇게 글까지 쓰게끔 이끌었다.
“우디 님은 어떨 때 가장 행복해요?”
이 질문은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질문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삶에 회사밖에 없는 것 같은 사람에게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부끄럽지만 나는 상당히 ‘일하는 나 자신’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일상을 소홀히 하며 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무척이나 재미없어 보이기도 했나 보다.
그러다가 주말에 쉬는 날 이제 체력도 키워야 하고 무언가 활동적인 걸 해야지 하면서 큰 맘먹고 자전거를 구매했다.
10대 때는 15만 원만 되어도 고급 자전거였는데, 30대 성인이 되어 다시 장만한 자전거는 내 나이 곱하기 3배보다 더 많은 65만 원의 거금을 주고 구매했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나이 먹은 만큼 자전거를 구매할 여력이 된다는 게 안심되었고
자전거를 사는 이 순간에도 나의 가치를 구매력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게 우습게도 느껴졌다.
갑자기 자전거 이야기를 중간에 꺼낸 이유는 그 자전거를 타고 벚꽃이 가득한 길을 달리는 데 내가 다시 10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리고 솔솔 부는 바람과 여전히 내가 구르는 대로 자전거가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게 기분이 무척 좋았다.
마침 학원가 앞을 지나가는데 10대의 아이들이 떠들썩하고 자기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그 순간에 지나치면서 ‘행복’했다.
별거 없는 순간이지만 그 순간이 무척 좋았고, 이런 공기를 더 자주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갑자기 눈으로 담고 피부로 느꼈지만 금방 흩어진 이 순간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생각해 보면 겁이 많았던 것 같다.
나의 이야기를 하고, 내 생각을 공유하고.
그 이유는 내 이야기나 생각이 평가받을 까봐, 그리고 공감받지 못할까 봐 미리 벽을 쳤던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
근데 어떤 기쁘거나 슬픈 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고 그것을 공유하는 게 내 걱정 많았던 인생에 오히려 작은 기록의 위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