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일기] 짧은 방황의 끝

by 김삶
관문을 지난다. 영어로는 게이트웨이 정도 될까. 통행료를 낸다. 방황의 대가를 치러야겠다. 난 수업료를 냈다. 이제부터 관문이 없는 관문을 지니야 한다. Gateless gate!

나의 존재만을 떠올린다. 나에게 말을 건다. 괜찮나? 어제는 약수에서 회사까지 걸었다. 무거운 마음을 덜어내려고 끝없이 걸었다. 생각보다 빨리 회사에 도착했다. 몇 개월간 약을 먹어야 한다. 약으로 이겨낼 수 있다면 약의 도움을 받겠다. 몸과 마음을 하나에 집중해야겠다. 2월 마지막주 몸이 온전하지 못했다. 간신히 회복하고 있다. 어제 오래 걸었고 조금이나마 몸과 마음의 활기를 회복했을 것으로 믿는다.


3월에는 원고를 써야 하고 외국어로 주제 발표를 해야 한다. 4월에는 강연이 두 개 잡혔다.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 왜 공부하는가. 왜 서양과 동양의 만남인가. 왜 기술과 정신의 접합인가. 어제 팟캐스트를 듣는데 높은 수준에 오른다는 것은 경계에 선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들었다. 신선했다. 나는 수준 높은 삶을 살고 싶다. 나는 한 조짐의 최일선에 서고 싶다. 선구자의 자세일 것이다. 도전자의 마음일 것이다.


결국 쓰면서 나를 회복한다. 다시 쓰는 사람으로 돌아왔다. 100자의 글을, 1000자의 글을 전화기로 남겼지만 제대로 된 자판으로 두들기는 일은 다르다. 나는 다시 출발선에 선 사람의 자세로 내게 주어진 생을 살아간다. 2주 안에 발표를 하고 2주 후에 원고를 게재한다. 3월 다시 나의 무대가 주어졌다. 나는 무슨 해석을 세상에 내놓을 것인가.


지구의 해석자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결국 나는 세상을 해석하는 사람이고 세상에 나의 생각을 펼쳐놓는 인간이다. 학생으로서 근기를 회복하겠다. 잠을 줄이는 극단적인 일을 하지는 않겠다. 깨어있는 시간 보다 집중해야 한다. 깨어있는 시간 더욱 알차게 보내야 한다. 하루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봄에 깨어나고 여름에 펼쳐야 한다.


건강검진의 결과는 쓰라렸다. 음식을 줄여야 하고 술을 줄여야 한다. 반년 동안 먹을 약도 받아왔다. 3개월과 6개월 중 후자를 택했다. 장기간 나를 시험대에 올릴 생각이다. 팔찌에 적힌 내 나이는 만 41세였다. 30대에 나는 폭발적인 스퍼트를 했다. 이 기세를 이어 나가려면 건강이 필수다. 요며칠 나는 방황했다. 짧은 방황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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