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일기] 선심, 초심

by 김삶
퇴근길 술을 마시러 가며 선심을 떠올리다. 과하게 마셨다. 과했던 2025년 2월의 나를 과감히 버린다. 3월 봄의 시작을 맞아 다시 출발점에 서다. 초심자의 자세로 신발끈 묶다.

2월을 마감하며 쓴다. 3월의 첫날 나는 죽어 있었다. 하루종일 누워 있었다. 술병일 수도 있고 몸살일 수도 있다. 일주일에 세 번 술을 과하게 마셨다. 월, 수, 금을 과음했다. 몸은 탈이 났고 토요일 나는 죽어 있었다.


이제 깨어날 시간이다. 3월이 왔다. 봄이 온다. 2월 한달 줄기차게 입었던 점퍼를 벗어던졌다. 나는 봄을 맞으러 수원으로 간다. 화성을 걸을 계획이다. 의지를 다질 것이다. 무슨 의지인가.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다짐이다. 직장인으로서 연구자로서 나는 결과를 낸다. 2025년 나는 커다란 도약을 할 것이다.


불교의 교훈을 내 삶에 적용한다. 내가 찾은 선종의 교훈은 두 가지다. 집중과 단순화. Focus and simplicity.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은 내치겠다. 본질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에는 단호하게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해낼 것이다.


술을 줄여야 한다.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술은 의식적으로 마셔야 한다. 금식의 교훈도 내게 적용할 수 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인용한다. 나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나는 금식할 수 있습니다. 금식과 절주의 교훈을 내 삶에 투영한다. 적게 먹고 덜 마시자.


3월은 시작하는 달이다. 이란식으로 치면 내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올해의 춘분은 3월 20일이다. 이란력 첫날이 아직 남아 있다. 나는 춘분을 맞아, 이란력 1월 1일을 맞아 국제적으로 내 연구과제를 발표할 것이다. 내가 4년 이상 천착해온 주제에 대해 세계적 연구자에게 의견을 구할 것이다.


다시 일어나자. 깨어나자. 피어날 시간이다. 걸어갈 시점이다. 내게 오늘도 주어진 시공간을 악착같이 누비겠다. 이 마음이 나를 다르게 만든다. 이 마음이 내 존재를 특별하게 만든다. 나는 내게 부여된 이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쓴다. 내게 탑재된 이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쓴다. 많은 일을 겪을 것이다. 2025년 어떤 일도 피하지 않고 내 존재로 해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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