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미래학의 시선으로 지금의 "나" 바라보기

by 지평선

미래학은 합리적이고 확률 높은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를 위해 많은 예측 기법, 시나리오 기법을 사용하는데 그 모든 기법들의 출발점에 하나의 커다란 원칙이 있다고 한다. 바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미래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어우러져 형성되는 가능성의 현실이다. 하기야 누구도 경험한 적 없는 것을 말하려니 아무리 현실처럼 생생하게 묘사해도 결국 가능성일 뿐이다. 무게를 주어 주목할 가치가 있는.

무엇이 변하는 것인지, 또 무엇이 변하지 않는 것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 변하지 않는 것을 변하는 것으로 봐서도 안 되고, 변하는 것을 변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서도 안 된다. 결국에는 변하고 지나가고 사라질 것들을 영원한 것처럼 미련 가득 붙잡아서도 안 되고, 변하지 않을 것인데 그저 스치고 지날 것처럼 가볍게 대해서도 안 된다. 이 과정이 까다롭고 어렵다고 구분하기를 포기하거나 적당히 해서도 안 된다.

암튼 미래학이라는 수준 높은 학문을 논하는 것은 나의 지평 너머의 일이고, 평범한 시선을 넘어서는 일이다. 그래서 앞의 원칙을 깊이와 맥락을 무시하고 껍질만 떼어 나의 삶으로 가져와 본다.


"나"라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은 태어나 지금까지 계속 변해왔다. 돌이켜 보면 온통 변한 것투성이고, 한 번도 그대로 멈추어 선 때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나"라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은 지금까지 줄곧 나 자체로서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이전과 달라졌단 한들 주변의 누구도 나를 다른 누구로 이해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껏 나였다. 변하는 나와 변하지 않는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둘 중 정답이란 것이 있을까? 이것이 수능 문제풀이와 다른 것은, 단순히 입시라는 한 순간을 지나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생애주기에 따라 맞닥뜨리는 통과의례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본다. "나"라고 하는 현실은 태어난 이후로 계속 변하는 것들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간 그리고 찾아낸 결과가 아닐까? 돌아보면 모험을 하듯, 탐험을 하듯, 보물 찾기를 하듯 호기심을 쏟아내며 많은 것들을 만나고 찾아내면서 끊임없이 변해온 자신을 발견한다. 그런데 그 세월 틈새마다 내 안에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 것들이 만들어진 것을 동시에 발견한다. 지금, 여전히 나의 밖을 향한 탐험은 이어지지만, 그에 못지않게 내 안으로 모험과 탐험이 일어나고, 오히려 내 안에서 놀라운 보물을 발견하는 경험을 한다. 교육학에서는 발달의 단계마다 더 이상 변하지 않는 "나"가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이 "나"는 변화무쌍한 세상에서도 변하지 않는 "나"라는 실체인 셈이다. 그것이 세상에 맞추다 나를 잃어버리고 굳어진 것이든, 아니면 누구에게도 없는 나만의 보물로 가득한 것이든.

나는 그 자체로 미래학이다. 나의 앞날은 변하는 나와 변하지 않는 내가 만들어 가는 가능성의 현실이다. 그 가능성이 진정한 "나라는 현실"이 되면, 변하지 않는 토양 속에서 변화무쌍한 변화의 계절에 맞추어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다. 내 인생에서 변화를 찾아다니는 여행을 마치고, 변하지 않는 존재의 고향으로 돌아와 정착하는 것, 평생을 끌고 갈 정말로 소중한 것과 기한을 두고 가까이할 소중한 것들을 잘 분별하는 것의 소중함을 발견한다. 어느덧 이런 생각을 할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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