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포 Jan 29. 2023

일이란 무엇일까?

생업과 직업, 그리고 천직


세 사람의 벽돌공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첫 번째 : 돈을 벌고 있다.

두 번째 : 벽을 쌓고 있다.

세 번째 : 성전을 짓고 있다.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하는 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크다.  바로 생업(Job), 직업(Career), 천직(Call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번역한 것은 <앤젤라 더크워스, 그릿>을 인용했다. Career는  '전문직'의 의미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생업이니 만큼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이다.  일을 통해서 생계를 유지한다.

두 번째는 "나는 벽돌공이다." "나는 건설업자이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전문적 기술 개발이 중요하고 현재 하는 일을 더 나은 직업을 갖기 위한 사다리로 여긴다. 

세 번째는 자신을 넘어 무언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고 있는 일이 전체 사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세 번째 벽돌공 같기는 원하지만 실제로는 첫 번째나 두 번째 벽돌공처럼 일한다. 자기 일을 천직으로 여기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천직을 가진 사람은  자기 직업과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레미 프랭클린, 재구성>



그럼 천직은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을까? 천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찾아내기만 하는 완성품이 아니고 끊임없이 추구해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사람이 같은 직업을 생업, 직업, 천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앤젤라 더크위스, 그릿>


좋은 사례로  자포스를 창업한 토니 셰이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목표는 수익(Profit)을 내는 것이었다. 생업의 단계이다. 온라인 신발회사 자포스의 초창기에는 재정적 압박을 많이 받았다. 당연히 수익성이 최고의 목표였다. 두 번째는 수익성이 좋아지니까 열정(Passion)을 가지고 독특한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직업의 단계이다. 세 번째는 좀 더 높은 단계로 사명(Purpose)을 수립했다. 천직의 단계다. 자신을 뛰어넘어 세상을 위해 기여하는 일, 바로  '행복 전달(Delivering Happiness)'이다. 회사의 미션이 신발 판매하는 일이 아니라 행복 전달이라고 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했다.  <토니 셰이, 딜리버링 해피니스>



<자료 : 토니 셰이, 딜리버링 해피니스>


피터 드러커에 의하면, 진정한 매니저가 되려면 세 번째 벽돌공처럼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단순히 벽돌을 쌓으면서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전문가다. 기능을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은 반드시 조직 전체의 니즈와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 매니지먼트>





일이란 무엇일까? 


당신만의 일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 나는 생업과 직업, 천직 중에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몇몇 사람에게 물어봤다. 생각하지 말고 바로 대답할 것을 원했다. 10초 이내.


보람, 행복, 자긍심, 성취감, 생존, 먹고사는 것, 정체성, 선한 영향력, 역할 수행, 심심해서, 더불어 사는 것,  다른 사람을 돕는 것,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일에 관한 정의 중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다음과 같다. 


"일은 사람을 돕는 것(Helping People)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을 돕는 것이다. 마케팅에서 이런 사람을 고객이라고 부른다. 그럼 사람을 어떻게 도울까? 바로 가치를 제공해서 돕는다. 


고객이 돈을 내고 사는 것은 내가 제공하는 가치이다. 준비하는 데 아무리 많은 활동을 했다 해도 가치가 없으면 사지 않는다. 그래서 활동(activity)과 가치(value)는 다르다. 그런데 이것을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업의 목적이 수익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결과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다른 사람을 돕는 행위를 했을 때 그 결과로 수익이 발생한다. 기업가정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와 도움을 제공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참가했던 멘토 간담회가 생각난다. 각기 멘토링 경험을 공유하는 미팅이었다. 한 분이 매우 실망했다면서 자신은 많은 시간을 들여서 준비했는데 멘티들이 집중을 하지 않고, 더구나 졸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멘토링에 참가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바로 활동(activity)과 가치(value)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이다. 많은 준비 활동이 가치로 이어지지 못했다. 수강생이 듣고 싶어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지적인지를 나타내고 싶지는 않았을까? 지식의 전달에 치중했다면 멘티들이 흥미를 가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런 일이 많았다. 준비 한 내용의 절반도 활용 못할 때가 많았다. 활동(activity)과 가치(value)는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일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해야겠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그 사람들이 어떤 입장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갖고 있을까? 이것을 모르면 도울 수 없다.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마무리하면 이렇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생각하기에 따라 생업, 직업, 천직으로 구분된다.

누구든 천직을 가질 수 있는데 천직을 가지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생업이나 직업, 천직 모두 가치를 제공한다. 

하지만 목표가 다르다.

나의 가치가 좀 더 높은 단계에서 발휘되도록 하려면 천직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참고 자료>

그릿, 앤절라 더크워스 저, 김미정 역, 비즈니스북스, 2017

단 한 장의 인생설계도, 팀 클락 저, 유태준 역, 교보문고, 2013

딜리버링 해피니스, 토니 셰이 저, 송연수 역, 북하우스, 2010

레미 프랭클린 https://www.remyfranklin.com/

열정의 배신, 칼 뉴포트 저, 김준수 역, 부키, 2019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피터드러커 저, 남상진 역, 청림출판, 2007



작가의 이전글 아재 이야기 셋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