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변호사는 나쁜 이웃이다

A good lawyer is a bad neighbor

고등학교 때 영어 선생님이 영어 속담 하나를 칠판에 써 놓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good'의 사용 사례를 설명하기 위한 예문이었습니다.

'good'에는 '좋은' 외에 '잘하는', '능숙한'의 뜻이 있습니다.

"A good lawyer is a bad neighbor."

좋은 변호사는 나쁜 이웃이라고요?

이 말을 듣고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웃에 변호사가 있으면 도움도 받고 좋을 텐데 왜 나쁜 이웃이라고 했을까요?

더구나 좋은 변호사, 유능한 변호사라면 더더욱 좋을 텐데 말입니다.

학생 때는 실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야  왜 이런 속담이 출현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변호사는 좋은 이웃이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잘못을 저질러도 법기술을 이용해 빠져나가고,

잘 지내다가도  수 틀리면 법률 위반했다고 시비를 걸 수도 있으니까요.

오죽했으면 이런 속담이 나왔을까요.

이번 정순신 아들의 학폭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학교의 조치에 대해 소송하고, 대법원까지 끌고 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법 기술자 아니면 상상도 못 할 일입니다.

정순신 사건을 보고 이 영어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좋은 변호사는 나쁜 이웃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