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계의 셰익스피어, 김준현
김준현을 가리켜 '먹방계의 셰익스피어'라는 평이 있다. 라디오 스타(230118) 방송에서 나왔던 이야기다. 개그맨에게 최고의 찬사가 아닐 수 없다. 맛 평가가 쉬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적절한 비유를 사용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한 결과 이런 평판을 얻었다. 많은 먹방 유튜버들이 김준현의 맛 표현을 부러워한다.
<자료 : 라디오 스타 MBC 230118> <자료 : 라디오 스타 MBC 230118>
이날 방송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맛의 표현은 비유의 영역이다
맛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처음엔 시집을, 미스터 초밥왕을 읽고 맛 표현법을 배웠다.
모든 맛을 그려지게 표현한다.
김준현은 7년 전인 2016년 라디오 스타에 출현했을 때에도 맛에 대해 독특한 표현을 했다.
"아련한 단맛과 아련한 감칠맛이 있다"
이 '아련한 맛'에 대해서 김준현은 나름대로의 설명을 했다. 반면에 김구라와 유민상은 "월 매출 6억" "분점을 4개나 냈다"와 같은 것으로 맛집 표현을 했다. 김구라와 같은 코멘트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김준현처럼 말하려면 연구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다.
이런 차이가 오늘날 '먹방계의 셰익스피어'라는 세평을 얻게 됐다고 생각한다. 7년 전 방송에서는 맛 표현을 그렇게까지 하면서 먹고 싶지 않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지만 올해 방송에서는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현재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맛 평가의 달인이니까 말이다.
<자료 : 라디오 스타 MBC160914> <자료 : 라디오 스타 MBC160914>
코멘트력을 키우는 최고의 훈련은 '맛 평가'
사이토 다카시는 그의 책 <코멘트력>에서, 코멘트력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기술이며 때로는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한마디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코멘트력을 키우는 최고의 훈련은 '맛 평가'라고 말한다. 이때 "맛있다"라고 말하면 낙제점이다. "맛있다"라고 말하지 않으면서 맛있는 느낌을 주도록 말하는 것이 요체이다. 일본 아나운서들은 코멘트력을 기르기 위해 음식 맛 표현 훈련을 한다고 한다.
<코멘트력>에서 소개하는 '맛 평가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맛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작으면서 뭐랄까, 그윽한 향기 같은 것이...)
- 맛있는 말을 만들어라. (~, 그러면서 진한 맛이 우러난다)
- 재료가 아닌 정성을 칭찬하라. (쓰지도 달지도 않으면서 혀에 착 달라붙은, 차원이 다른 맛)
- 잘 모르는 맛을 표현할 때는 ("마치 ~ 같다"라고 비유한다. "마치 먼 훗날의 꿈처럼 아련한~")
- 의인화해서 말하라. (활기찬 맛)
<코멘트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먹방계의 김준현이나 작사가 김이나는 모두 코멘트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아련한 단맛"이나 "킹콩이 뜨개질하는 것" 같은 표현은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코멘트력을 이해하는데 좋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사이토 다카시의 책 <코멘트력>도 읽어볼 만한 내용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