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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포 Jun 23. 2023

100억 연봉의 일타 강사, 그 불편한 진실

도덕적인 강사와 비도덕적인 사교육 공화국




최근 한 일타강사의 100억 연봉과 셀럽과 같은 행동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유튜브 방송과 공중파 방송에서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찬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100억 연봉 일타강사’의 존재는 ‘사교육 공화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사교육 공화국’의 폐해를 지적한다. 사교육 공화국의 최대 피해자는 누구일까? 학생들과 학부모들, 더 나아가 모든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바로 유명 입시학원과 일타강사들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사교육 공화국 현상에 대해서는 질타하면서 그 최대 수혜자인 ‘일타강사’의 부상에 대해서 다른 평가를 하고 있는 듯하다. 100억 연봉의 일타강사, 그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100억 연봉 일타강사’ 현상은 사교육 시장이 어떤 경쟁 구조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다. 이는 ‘사교육 공화국’의 부산물로서, 학원 및 사교육 분야의 성장을 반영하는 한편, 교육을 상품화하고 가치의 왜곡을 초래하는 중요한 문제점을 담고 있다. 강사의 수익이 100억에 달하는 것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과도한 사교육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이는 교육의 본질적 목표를 흐리게 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가중시킨다.



둘째, 일타강사 현상은 ‘교육의 상품화’ 문제를 야기한다. 이러한 강사들의 강의가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팔리면서, 교육은 더욱 시장의 법칙에 따르게 된다. 교육 기관들은 학생들의 학습 향상보다는 학원이나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인기 있는 강사를 확보하고 그들의 강의를 판매하는 것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일타강사의 수업을 듣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위험도 있다. 이는 교육의 과도한 상품화를 부추기며, 교육의 접근성과 품질에 대한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셋째, 사교육의 과열은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고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고액 과외가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여 부모들이 자녀를 양육하는 데에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다. 교육이 공평하게 배분되는 공공재가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돼서야 되겠는가. 이는 단순히 개인 또는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현재와 같은 고가의 사교육비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출산율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해서 고액 연봉을 받은 게 무슨 문제냐? 인간성도 좋고 배울 점도 많더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호감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면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일타강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성공했는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성공이 교육의 본질과 사회적 공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사교육 공화국의 부산물, ‘100억 연봉의 일타강사’를 보면서 그 속에 숨어 있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공정성과 사회의 평등을 위해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문제이다. 먼 훗날엔 100억 연봉의 일타 강사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설로 회자되길 기대해 본다.






“사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개인윤리적으로는 선(善)인데 그 행위가 사회구조적인 모순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는 악(惡)이 되는 문제가 있다. 사교육은 본질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사교육의 대치동 시대를 연 장본인, M사의 창업자가 한 방송 채널에서 한 이야기다. 사교육을 통해서 막대한 부를 형성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꺼림직한 구석이 늘 있어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사교육 현상에 대해서 날카로운 비판을 많이 했다.


 

“인간 개인은 도덕적일 수 있으나 집단으로서의 사회는 비도덕적이다.” 사회학자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가 그의 저서, '도덕적인 인간과 비도덕적인 사회'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입시 학원과 일타 강사의 활동에 대입하면 ‘도덕적인 강사와 비교육적인 사교육 공화국’으로 귀결된다. 이 시대가 낳은 '맑은 눈의 몬스터', 바로 100억 연봉의 일타강사가 아닐까 한다.



 ; 광주일보 은펜컬럼(2023.05.31)에서 지면관계상 하지 못한 내용을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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