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어디로 갔을까?

by 오유나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온 유발 하라리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AI 개발자로서 하루하루 기술을 다루며 살아가는 제게, 그 강연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삶의 방향성을 되묻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
그 말이 유독 깊게 꽂혔습니다.


요즘 온라인에서 대화는 점점 사라지고, 주장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보다, 내 주장을 증명하고, 다른 의견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더 많아졌죠.
“반박 시 네/내 말이 맞음”이라는 유행어가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사실, 저 역시 그런 흐름 속에 있습니다.
결이 맞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즐겁고 영감을 주지만, 조금만 의견이 엇갈리면 피로가 몰려옵니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더 회피하게 되죠.


'어쩌면 나도, 점점 더 '대화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 강연은 그런 저 자신을 마주하게 해주었습니다.


기술을 만들며, 사람을 잊고 있진 않았을까

저는 스스로를 ‘조무래기’ AI 엔지니어라 부르곤 합니다.
누군가는 "이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게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내가 짜는 이 코드 한 줄, 이 모델 하나가 정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그런 불확실성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술 너머’를 함께 바라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써보려 합니다.
기술을 중심에 두되, 그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어떤 태도로 그것을 다뤄야 하는지를 이야기해보려고요. 단순한 성능이나 효율이 아닌, 기술을 통해 '대화를 회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싶습니다.


다시, 말이 통하는 공간을 상상하며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일조차도 ‘일방적인 소통’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습니다. 대화가 사라진 시대에도, 혼자서라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저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조금 더 대화를 시도하고, 낯선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기술을 통해 '사유의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작은 매거진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그 안에는 기술과 생각, 철학, 사유, 그리고 더 나은 대화를 위한 시도들이 담길 예정입니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이 글을 마무리하며, 제게 몇 가지 질문을 남깁니다.

나는 최근에 어떤 대화를 했는가?

그 대화는 나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내가 만든 기술은, 누군가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했는가?

나는 지금,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잊혀진 단어, 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