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씩 글을 써보자고 다짐했을 때만 해도,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머릿속에 미뤄둔 생각들을 꺼내 쓰는 일은 오히려 경쾌하고, 나름의 해방감도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소재가 고갈되기 시작했고,
‘무엇을 써야 하지?’ 하는 고민이 어깨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고민 덕분에 인풋이 조금씩 늘었습니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일상 속 익숙한 물건이나 사람을 다시 보게 되고,
걷던 길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뇌가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냥 흘려보냈던 순간들이,
사유라는 틀 안에서 새롭게 살아나는 경험이랄까요.
누군가는 일기를 쓰고,
누군가는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고,
누군가는 매일 링크드인에 글을 올립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글을 씁니다.
어떤 이는 성장하기 위해서,
또 어떤 이는 기록하기 위해서.
저 역시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에 아는 분이 ‘일기를 써보라’고 권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 말을 흘려들었고,
결국 쓰지 않았던 일기로 인해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을 막지 못한 기억이 남아
가끔은 죄책감처럼 남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제는 나 자신을 마주하기 위해,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종이에 글을 쓸 때, 생각이 더 잘 정리된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실제로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과
글로 적어보며 체계화된 생각은
뇌가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고민,
내가 요즘 붙잡고 있는 생각들,
그 모든 것들을 글로 꺼내 놓습니다.
그리고 바라게 됩니다.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나 자극이 되기를.
사실 몇 년 전부터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콘텐츠를 써야 할지,
논픽션으로 갈지, 에세이로 쓸지…
수없이 망설이며 시작을 미뤘습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결국 내 삶과 나의 시선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였다는 것을요.
지금은 마침내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이 생겼고,
생각을 언어로 옮길 수 있는 자신도 생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야 비로소,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지금도 글을 쓴다는 것은
늘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좋아요 열댓 개에도,
때로는 아무 반응이 없어도,
계속 쓰고 싶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글을 쓰는 이 시간만큼은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좀 더 단단한 내가 되어가고 있는 시간이니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당신만의 방식으로 당신의 삶을 정리하고 계시기를,
그 길 위에서 덜 외롭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