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 부모님

by 김응석

평생 우리를 거셨다

평생을 우리한테 거셨다


철봉하나 겨우 붙들고

헐떡이는 삶에도

두 어깨엔 당신보다 무거운 자식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교복일 때나

츄리닝 반바지일 때도

언제나 같은 곳에서

내 어깨를 펴주는 사랑은

늘 중력을 이긴다


어린 아들의 취업용 정장은

아직 불러주는 이가 없어

앙상한 옷걸이는 아직 쉴 수 없다


구부러지고 더 희끗해져도

옷걸이, 우리 부모들은

결코 희망을, 사랑을 거는 법을 잊지 않는다


눈 내리는 겨울밤

나는 아직 닦아내지 못한 눈을 설긴채

다시 따뜻한 부모의 품에 파고든다


옷걸이는 말없이

눈물을 먹어 무거워진 나를 들어주신다


나는 기대한다

언제간 팔을 들어

앙상한 옷걸이의

두 어깨를 주물러 드릴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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