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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제로 Nov 29. 2020

책과 폰, 그리고 당신의 부재 - 빈, 오스트리아

늦은 밤, 잠들지 못하는 여행자

어둑한 밤이 되면 책은 불을 켜야만 읽을 수 있다. 

환하게 어둠을 밀어내어야만  

읽고 싶은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폰은 잠들기 전 불을 꺼도 볼 수 있다. 

수고롭게 불을 켜지 않아도 

화면 속 넓은 세상을 구경할 수 있다. 



책과 폰을 나란히 두고 하루 끝을 어떤 것으로 선택할지 

고르는 것은 언제나 곤혼스러웠다. 

피곤에 절어있는 여행자의 하루 끝에서는 더욱이 그랬다. 


당신의 부재가 그리울 때엔 일찍이 불을 끄고  

새로운 세상으로 도주하며  

외로움을 달래었고 


때때로 당신의 생각에, 종종 당신과의 관계에 일렁임을 느낄 때면 

주저 없이 나의 방 불은 늦게 꺼지곤 했다.





ⓒ 다제로 all rights reserved.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azero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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