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기 참 쉽습니다.
i와 이주간의 동유럽 여행 후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그 길의 끝을 베를린으로 정했습니다.
그 길은 몇 달을 살아온 익숙한 독일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었습니다.
사실 베를린은 처음이라 익숙한 곳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굳이 비유하면 대전에 살다가 서울에 처음 간 느낌으로,
동일 국가 내 이동이라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보다 훨씬 친근했습니다.
체코에서 뭘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나서
베를린에 도착하자마자 속을 진정시킬 무언가를 찾아 나섰습니다.
손에는 학교 끝나고 늘 가던 마트 ‘Aldi’ 로고가 크게 박힌 장바구니를 들고.
무언가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친근한 마트 Lidl을 향해.
적어도 몇 달은 살아본 사람처럼 독일 마트 로고가 박힌 장바구니를 메고
리들로 향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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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장을 본 뒤 나의 익숙함은 더욱 짙어졌습니다.
너무 익숙하게도 캐셔 분이 계산 바를 툭 무심하고 깊게 미는 것도.
할로, 카르테 비테, 취위스 등 이 생활회화 하나하나 너무 그리웠던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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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질만큼 미웠던 적이 있었는데,
정들기 참 쉬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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