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쓰게 한 것은 멈춤이었다.

by 감성부산댁

“거의 모든 것은 잠시 떨어져 있으면 다시 잘 작동한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 앤 라모트(Anne Lamott), 작가 -


어제, 나는 여느 토요일과는 다른 토요일을 보냈다.


다른 날보다 잠에서 늦게 깨어났다.

아들의 목감기가 심해 매주 토요일마다 가던 아침 문화센터 수업을 가지 못했다.

실로 오랜만에 목욕탕에 다녀왔으나 몸이 개운하기는커녕 목욕 도중 담이 올라와 불편해졌다.

그 후 나른해진 상태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붙였더니 오후 5시가 되었다.

저녁 문화센터 수업만은 빠지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문화센터로 향했다.

그 과정 속에서 글을 쓰려는 노력은 없었으며 하루가 가기 2시간 전 겨우 글 한 편 쓰는데 그쳤다.

책을 만나는 시간은 아예 없었다.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글을 쓰는 삶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하루가 망가져 감을 느꼈음에도 이를 바로잡으려 하는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다른 때 같았으면 글을 쓰는 삶에서 멀어졌던 나에게 심한 질책과 분노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를 스스로 인정하고 끌어안았다.

얼마나 자신에게 이런 망가진 날이 없었으면 이렇게라도 쉬고 싶었을까 하는 동정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게도 진짜 휴식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살면서 나와 같은 경험이 여러분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추구하고 목표로 했던 삶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 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잘 가던 자동차가 예기치 못한 뾰족한 것에 찔려 타이어에 구멍이 나 길을 이탈했다.

그런데 이 자동차의 타이어는 언제 타이어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심하게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교체해 줘야 했던 건 아닐까?

그럼에도 운행을 강했아였고, 결국 타이어가 터져 사고가 나고 말았다.

만약 적절한 시기에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운행을 잠시 중단했더라면 불행한 사고를 막았을 것이다.


누군가는 어제 나의 하루를 정말 잘 못 보냈다고 여길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내게도 오래된 타이어를 단 채 운행하던 자동차처럼 퍼지는 날이 왔을 거라 생각한다.

그날이 어제 일뿐이다.

어제 나는 충분히 쉬었고, 다시 새벽에 글을 쓰면서 생각하는 하루를 시작했다.

새롭게 정비된 몸과 마음을 안고 글을 쓰는 삶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몸과 마음의 적절한 휴식은 단순히 내게 육체적인 에너지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성숙함도 제공한다.

적절한 휴식은 영원한 멈춤이 아닌 일시 정지이다.

고속도로에 보이는 '안전운행을 위해 2시간 운행 시 15분 휴식'이라는 문구도 적절한 휴식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쉼 없이 달리다 휴식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더 큰 사고를 당해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


만약 내 몸과 마음에 이상 신호가 울렸다면 반드시 오늘 하루는 쉬어라.

그나마 이상 신호라도 느꼈다면 다행이지만 사고는 늘 이상 신호 없이 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니 적절한 휴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우리는 멈추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오래 그리고 바르게 나아가기 위해 잠시 쉬어야 한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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