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잘하던 아들도 어려워하는 수업이 있었다.

by 감성부산댁

“인생은 더 많은 것을 쟁취하는 게임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과정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


요즘 아들은 토요일마다 문화센터에서 2가지 수업을 받는다.

하나는 보드게임, 다른 하나는 체스 수업이다.

처음에는 두 가지 모두 재미있다는 반응이었기에 다음 학기 수업을 신청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어제 아들이 처음으로 문화센터 수업이 힘들다고 내게 말했다.

그 수업은 바로 체스 수업이었다.


우리 부부는 이 말을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체스 수업을 이번 학기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단순히 적응하는 과정에서 오는 성장통이라 생각했다.

아들이 평소에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 때문에 체스 수업할 때마다 다른 친구들과의 대결에서 질 때마다 아쉬움에 나오는 푸념 정도라고 여기기도 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체스에 대한 재미와 실력이 쌓이면 괜찮을 거라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하지만 어제 아들의 진심 어린 호소는 우리의 생각이 짧았다는 걸 깨닫게 만들었다.

특히 힘든 내색을 하지 않던 아들이었기에 그 충격은 크게 다가왔다.

결국 우리 부부는 다음 학기에도 등록했던 체스 수업을 취소하기로 했다.


아들의 진심 어린 호소를 보며 지나친 욕심은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는 살면서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남들보다 앞서겠다는 의욕이 앞서면서 마치 큰 금액에 배팅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삶에서의 과감한 선택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삶에서의 과감한 선택은 때로 용기와 결단의 다른 이름이지만, 그 이면에는 욕심이라는 그림자가 함께 따라온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 뒤처지기 싫다는 불안은 선택을 키우고 속도를 재촉한다.

그러나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선택은 성취가 아닌 부담이 되어 삶을 짓누른다.

결과를 향한 집착은 과정의 고통을 외면하게 만들고, 결국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욕심으로 변해 우리를 지치게 한다.


나를 지키는 삶은 모든 것을 붙잡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할 수 없는 일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줄 아는 데서 비로소 숨을 돌릴 수 있다.

포기는 패배가 아니라 방향을 조정하는 선택이며, 집중은 나의 에너지를 지켜주는 울타리다.

지금의 나에게 가능한 것에 마음과 시간을 쓰는 일, 그것이 오래 버티고 흔들리지 않게 살아가는 가장 현실적인 용기일지 모른다.


아빠와 엄마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힘들게 해서 미안해 아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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