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속에 풀리지 않은 모든 것에 대해 인내하십시오.
그리고 질문 자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십시오.”
- 라이너 마리아 릴케<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 -
문득 3월 달력을 보았다.
2일 이후에는 주말을 제외하면 쉬는 날이 없다.
매번 주말이라는 어미 새를 바라보는 일상 속 아기 새와 다를 바 없는 거 같다.
연차를 쓰면 된다고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가오는 묵직한 무언가가 나를 짓누른다.
3월은 많은 이들이 바쁜 시기이다.
학교에서는 신학기가 시작되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학생과 선생님들로 인해 정신이 없다.
학사일정을 지원하는 각종 교육 기관들 또한 학교에 지원하는 공문 시달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교육기관 이외의 직장인들도 본격적으로 업무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한 해를 시작할 때의 호기로움 대신 업무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버터야 하는 생존본능이 필요할 것이다.
3월은 계절 변동 또한 크다.
아침과 저녁으로는 여전히 공기가 차갑다.
하지만 낮엔 봄 햇살이 우리의 옷을 가볍게 만든다.
우리 몸은 이에 적응하느라 기력을 소진하고, 떨어진 기력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취약해질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시간은 더디게만 흐른다.
바쁘고 분주하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를 테지만 아직도 3월을 모두 보내려면 한참을 더 가야 한다.
3월은 다른 달에 비해 며칠이 더 추가된 거도 아닌데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는 마치 교통체증을 만나기라도 한 듯 더디기만 하다.
그렇지만 시간이 걸릴수록 따뜻한 봄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 보내는 이 시간은 우리를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는 숙성의 시간이다.
포도주가 추구하는 최고의 맛을 위해서는 숙성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보는 조각품들도 원석으로부터 완성되기까지는 갈고 닦이는 과정이 수반된다.
우리는 그 시간을 통해 싹이 흙에서 나와 발아하여 꽃이 되고 열매가 됨을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더딘 시간은 결코 헛되이 흐르는 시간이 아니다.
낯선 환경 속에서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오늘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그저 하루만 잘 건너가면 된다.
봄이 오기 전 나무가 긴 겨울을 견디듯, 우리의 시간도 그렇게 차곡차곡 쌓이며 결국 새로운 계절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의 걸음을 믿어 보자.
비록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여도 우리는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느새 따뜻한 햇살 속에서 스스로의 변화를 발견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